(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전망보다 매파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누그러지면서다. 연준 고위관계자들이 전날 잇따라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인상폭을 50bp로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5.83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6.672엔보다 0.842엔(0.6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6339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5999달러보다 0.00340달러(0.3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4.45엔을 기록, 전장 144.87엔보다 0.42엔(0.29%)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947보다 0.42% 하락한 104.503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0.42%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4.508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화 약세를 반영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위험선호 심리를 되살린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비둘기파적 발언을 강화하며 달러화 강세를 돌려세웠다.

보스틱 총재는 전날 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느리고 꾸준한"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에 앞서 2번의 25bp(0.25%P) 인상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기존 금리 인상의 효과가 늦게 나타날 것이며 올해 봄 경제 활동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경제지표가 둔화되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예상한 것보다 더 높게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러 이사는 "CPI 상승률이 1월 수치에서 크게 둔화돼 작년 말 나타났던 하락추세를 재개한다면 나는 기준금리가 최종적으로 5.1~5.4%로 오를 수 있도록 두어차례 인상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지표들이 너무 뜨겁게 나온다면 올해 기준금리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예상을 웃돈 경제지표가 비정상적으로 좋은 날씨와 같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일 수 있으며, 향후 지표는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일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면서 "정확히 어느 정도 인상이 진짜 필요할지는 우리가 받는 정보의 전반적 검토 결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긴축 효과가 경제에 작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후 금리를 당분간 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연준의 통화정책보고서도 발표됐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중반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됐으나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실물 경제지표는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2월 서비스업 업황이 2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2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의 55.2를 소폭 밑도는 것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4.3은 웃돈 것이다.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기준선 50을 웃돌았다. 서비스업 PMI는 2개월 연속 50을 상회했다. ISM 서비스업 PMI는 지난해 12월에 49.2를 기록하며 2020년 5월 이후 31개월 만에 위축세로 돌아선 바 있다. 그러나 1월에 50을 넘어서며 확장세로 돌아섰고, 2개월 연속 확장세를 유지했다.

달러-엔 환율은 내림세로 돌아서며 엔화 강세를 반영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면 엔화 가치 강세를 뒷받침했다. 미국채 10년물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7bp 하락한 3.99%를 기록하는 등 다시 4.0%를 아래로 뚫었다.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 지역의 2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3.2%를 웃돌았다.

유로화는 한때 1.06310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50bp로 고수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로이터가 조사한 데 따르면 분석가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약 7% 상승한 달러의 최근 강세에 동요하지 않았으며 1년 안에 달러화의 약세를 예상했다. 세계 경제가 개선되고 연준이 ECB보다 훨씬 앞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점쳐진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됐다. 유럽의 1월 생산자물가가 하락 전환하면서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인 유로존의 지난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8%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1.1% 오른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1월 PPI는 전년대비로는 15.0% 상승했으나 연간 상승폭은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24.5%의 전년대비 상승률에 비해 완화됐다.

씨티 그룹의 전략가인 바실레이오스 기오나키스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성장 전망을 더 높게 재설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중국 경제의 재개 테마와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에 따른) 가격 재산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긴축적 통화 정책으로 위험 자산이 역풍에 직면했지만 글로벌 수요는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즈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콜린 애셔(Colin Asher)는 "어제 콜린스, 윌러, 보스틱 등 연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모두 당분간은 25bp 인상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지표가 계속 뜨거워지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대부분 지적했다"면서 "이는 경제지표에 의존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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