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비수기 NDR로 조달 채비…마케팅 필수 vs 폐습 과잉 우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매파적 행보 가능성 등을 두고 글로벌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물(Korean Paper) 조달을 준비하는 발행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이번 주 해외 투자자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NDR(Non-Deal Road show) 조달 준비에 한창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하면서 해외 현지를 찾는 발행사도 급증하고 있다.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변동성이 커진 시장 환경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면 만남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동시다발적인 로드쇼 행렬에 악습 재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NDR로 해외 투자자 잡자'…현지 찾는 KP 발행사

6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이 한국물 발행을 위한 NDR에 나선다.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포스트 딜 NDR을 진행할 예정이다.

135일 룰 등으로 한국물 시장이 조달 비수기를 맞았지만,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 NDR을 계획한 발행사 중 다수가 해외 현지 시장을 직접 찾아 투자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진다.

대면 로드쇼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중단됐다. 각국 이동이 제한되면서 발행사들은 홍콩과 싱가포르, 유럽, 미국 등 해외를 직접 찾아 투자자를 만나는 대신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 등 비대면 방식으로 NDR을 진행해야 했다.

코로나19 분위기가 누그러지면서 발행사들은 속속 대면 로드쇼를 재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물론 민간기업 등이 발행 전 현지 NDR을 나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이번 주처럼 다수의 발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시장을 찾는 건 이례적이다. 통상 NDR을 북빌딩(수요예측) 직전 이뤄지는 터라 시기가 분산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적정 타이밍을 찾기가 쉽지 않아진 최근 분위기가 여기서 드러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등을 둘러싼 변동성 고조로 로드쇼 또한 해당 시기를 기피하게 된 데다 각국 휴장일 등을 고려할 때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등을 둘러싼 행보 등을 두고 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제한적인 윈도우에 맞춰 조달을 준비해야 하다 보니 관련 리스크가 적은 시기를 찾아 NDR 행렬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한계 극복 vs 비효율적 행보 우려

한국물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친숙도가 낮은 만큼 녹록지 않은 조달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 투자자와의 직접 만남이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한동안 대면 만남에 나서지 못한 데다 외화 발행이 드문 곳의 경우 조달 전 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대면 로드쇼 효용성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과거 로드쇼가 일부 발행사에는 일종의 해외여행처럼 자리 잡기도 했던 만큼 악습이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특히 최근 원화-외화채를 두고 한국물 발행 연기 등을 고심하는 곳까지도 해외 시장을 찾으면서 과잉 출장 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발행을 무사히 마친 후 진행하는 포스트 딜 NDR 사례가 늘고 있는 점 또한 이러한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일부 발행사는 로드쇼 시 투자자와의 소통에 방점을 두기보단 해외여행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상당했다"며 "비대면 형태로도 발행이 수월히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무리한 로드쇼 진행은 폐습 재개로도 비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phl@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