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물적분할 재추진
주총 출석주주 의결권 3분의2 찬성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사업(브랜드 사업본부) 분사에 재시동을 걸며 소액주주를 설득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한 차례 물적분할을 검토했다 이들의 반발에 부딪혀 중단한 전례가 있다. 이번 분할안 역시 주주총회 통과 여부가 미지수다. 소액주주 몫의 지분이 75%에 달해 반드시 지지가 필요하다.

DB하이텍은 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브랜드사업본부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해당 이사회엔 최창식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 전원(6명)이 출석해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졌다.

신설법인 DB팹리스(가칭)를 출범해 반도체 설계사업 부문에 적합한 전문성 및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계획대로 분할에 성공하면 DB팹리스가 DB하이텍 밑에 100% 자회사로 놓이게 된다. DB팹리스가 브랜드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DB하이텍은 파운드리 사업부문 등 나머지 전반을 계속 맡는다.

DB하이텍은 이번에도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대신 주주보호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시 소액주주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한데다 지난해 한차례 분사를 추진했다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은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6개월 만에 다시 시동을 걸며 만반의 준비를 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DB하이텍은 DB팹리스가 분할된 날부터 5년이 되기 전에 상장하고자 할 경우 이를 주총 안건으로 올려 특별결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명시하기로 했다. DB팹리스 정관에도 해당 내용을 똑같이 담는다. 앞서 포스코(분할 전)가 사업회사 포스코를 물적분할 하기 위해 썼던 방식과 똑같다.

이 밖에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자기주식 매입과 배당 확대 등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복안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총 통과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주주 구성상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지 않고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DB하이텍의 주요 주주(작년 9월 기준)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4% ▲국민연금 8.34% 등이다. 소액주주가 전체 주식의 75%에 육박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분할안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통상 주총 출석률이 70~80%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이 찬성하더라도 부족하다.

반드시 소액주주를 설득해야 가결이 가능한 구조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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