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경쟁사의 OLED(올레드) TV 시장 진출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합니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선 결국 올레드구나'를 한 번 더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상무)은 8일 삼성전자와 올레드 TV 시장에서 본격 경쟁하게 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LG전자가 개최한 '2023년형 TV 신제품 발표회' 현장에서다.

바로 다음 날인 9일 삼성전자가 언론을 대상으로 Neo QLED와 마이크로 LED, 올레드 TV 등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

2013년 기술력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접었던 삼성전자가 올레드 TV를 10년 만에 재출시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장 1위 LG전자와의 경쟁 구도도 형성됐다.

좌측부터 백선필 상무, 정재철 전무, 조병하 전무, 김선형 상무
[출처:연합인포맥스]




백 상무는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퍼스트 무버'답게 말과 표정에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우리가 갖고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올레드 TV 사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레드 TV 사업 10주년…경쟁사 시장 진입엔 '환영'

이날 발표회는 LG전자의 올레드 TV 사업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기도 했다. 장소도 2013년 올레드 TV 첫 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서초R&D캠퍼스로 잡았다.

정재철 HE연구소장(전무)은 "올레드가 태동하고 혁신을 거듭한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에 올레드 TV는 언제, 어디에나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핵심' 포트폴리오다. 10년 전 남들이 다 'NO' 할 때 홀로 'YES'를 외치며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애정이 남다르다. 정확한 눈과 빠른 판단으로 글로벌 TV 생태계의 변화에 가장 먼저 올라탔다.

하지만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혼자 걸어가는 과정에서 고민도 적잖았다. 백 상무는 "처음엔 경쟁자가 없어 어디까지 만족시켜야 하는지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며 "경쟁자가 왔을 때 반가웠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올레드 기술과 올레드 TV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기술 향상과 새로운 차원의 고객 경험 제공에 매진했다. 2013년 세계 최초 올레드 TV 출시를 시작으로 쉬지 않고 혁신 제품을 내놓았다.

2016년엔 패널 뒤에 얇은 강화유리 한 장만 붙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2020년엔 세계 최초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출시했다. 지난해엔 42형부터 97형까지 최다 올레드 TV 제품군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하고 10년 연속 시장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순간의 선택이 10년 좌우'…앞으로 10년은

LG전자의 올레드 TV 사례를 두고 과거 광고 카피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의 전신 금성사는 1980년대 초 '하이테크 칼라비전' 광고에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문구를 썼다. 실제로 2013년 첫 출시된 올레드 TV는 이후 LG전자 TV 사업의 10년에 수많은 영향을 끼쳤다.

정 전무는 "올레드가 TV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예전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올레드 TV는 다시 한번 변곡점에 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등은 올해 글로벌 TV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출처:옴디아]



그나마 올레드 TV는 전년 대비 14%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사업환경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글로벌 제조사들이 속속 시장에 합류하며 모두 21개 브랜드가 올레드 TV를 만드는 등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그렇다면 LG전자의 향후 10년 비전은 어떨까.
백 상무는 "내부적으로 미래 우리의 경쟁상대는 오늘 우리가 만들고 있는 올레드 TV라고 보고 내년, 후년에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여러 장점이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하 HE플랫폼사업담당(전무)은 "앞으로 TV는 AI 기반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일종의 스크린 역할을 하며 고객 개개인에 맞춰진 서로 다른 사용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문구가 우리에게 계속 강한 어조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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