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얼어붙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행보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6%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굳어질 위험이 증폭되면서다.

◇연준 기준금리 6%면 킹달러 귀환

월가는 연준이 오는 21~22일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운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50bp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베팅을 강화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5선을 회복하는 등 지난해 연말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른바 킹달러 시대가 다시 개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6% 수준까지 올리면 킹달러 시대가 재개막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살풍경이 일상화될 것으로 경고했다.

◇스몰 오픈 이코노미 신흥국의 비애

대부분 소규모 개방 경제 형태인 신흥국은 대규모 자금 유출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6%까지는 올리지 않더라도 이미 대부분 신흥국의 기준금리 수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의 이탈은 신흥국 통화의 평가절하 압력으로 이어지고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글로벌 경기침체도 기정사실이 될 것으로 진단됐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구매력이 하락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한편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변국을 빈곤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신흥국은 구매력 감소 속에 연준이 수출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복합적으로 노출될 것으로 우려됐다.

신흥국 대부분이 부채 조달을 통해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는 경제 모형을 가졌다는 점도 글로벌 경기에 부담 요인이다. 신흥국은 강한 달러화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자국 통화가 약화하고 조달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까지 희생양되면 고통 가중

특히 글로벌 공장 노릇을 하는 중국까지 강한 달러화의 희생양이 될 경우 신흥국의 고통은 한층 증폭될 수 있다. 중국도 위안화 약세로 각종 원자재 수입 단가가 올라갈 경우 채산성 악화에 따른 경기 둔화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진단됐다.

중국이 최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예상보다 보수적인 '5% 안팎'으로 제시한 것도 이런 전망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발표를 생략한 2020년을 제외하면 1991년(4.5%)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화는 지금부터 40여년 전인 1980년대 초반에 가치가 80% 이상 폭등하며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준 역사가 있다. 당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1980년대 초반 플라자합의 직전까지의 달러-엔 환율 월봉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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