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일드 커브)이 경기 둔화 임박보다 실제로는 끈적한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CNBC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8일(미국시간) 보도했다.

2년물과 10년물 미국채 금리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는 일드 커브 역전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되며 미 국채 일드 커브는 이번 주 들어 1981년 이후 42년 만의 최대 역전폭을 나타냈다.

이날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한때 마이너스(-)111bp까지 역전폭을 확대했다. 1981년 이후 최대 역전폭이다. 1bp(베이시스 포인트)는 0.01%P이며,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잰 네브루지는 "2년과 10년물 국채 커브는 심리적인 레벨인 -100bp를 넘어섰으며 -99bp와 -100bp 사이에 어떤 경제적 의미도 없지만 시각적으로 '침체 프라이싱'을 더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드 커브, 침체 신호인가 인플레 신호인가

커브 역전이 사실상 경기 수축을 예고하는 것인지 혹은 언제 침체가 시작될지와 관련해 월가 전략가와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RBC 글로벌 자산운용의 안드레이 스키바 픽스드인컴 헤드는 "커브 역전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것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에 기대했던 것보다 최종금리를 훨씬 더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면서 "동시에 미국 경제는 괜찮은 상태이다. 현재 일드 커브의 상태는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을 더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은 스프레드의 추가적인 역전을 촉발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키바는 "(커브 역전은) 역사적으로 향후 침체의 전조였으나 이것이 연착륙 시나리오에 대한 희망이 자동으로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의 전망에 침체를 포함하고 있지만 경제지표가 견조하게 나옴에 따라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키바는 금리가 높아졌지만,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과거만큼 크지 않다면서 이는 고용시장이 타이트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주택 구매자가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에 낮은 모기지금리에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역사적인 기준에서 보면 이런 종류의 역전은 앞으로 침체를 예상하는 것이 정당하겠지만 그것이 당연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0일 발표되는 비농업 부문 고용과 오는 14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모든 경제지표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스키바는 덧붙였다.

◇ 일드 커브 역전의 해소에 더 주목해야

크레디트스위스(CS)의 조너선 골럽 수석 전략가는 커브가 침체 경고를 울리는 것일 수 있지만 선물 시장에서는 역전 상태가 해소되는 2026년 이전에는 침체가 나타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드 커브 역전이 보여주는 침체 경보의 결과는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와 낮을 때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았던 1970년대, 1980년대와 물가가 낮았던 1990년대와 그 이후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경기침체는 평균적으로 커브 역전이 마무리되기 5개월 전에 시작되며 인플레이션이 낮을 때 침체는 그보다 훨씬 빨리 온다고 골럽 전략가는 말했다.

그는 고객 노트에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지난 50년 동안 커브는 6차례 역전됐으며 경기침체는 평균적으로 11개월 뒤에 나타났다. 거짓양성이나 거짓음성은 없었다. 과거 고물가 시기의 상황을 지침으로 사용해 본다면 선물시장에서는 지금으로부터 2년 반 후인 2025년 8월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럽 전략가는 경기침체의 도래는 논리적 귀결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커브의 역전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반전되는 것이 문제"라면서 "지금 우리는 인플레이션 문제를 갖고 있으며 연준은 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들은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시장은 침체를 예상하기 시작했다. 연준이 인플레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낮고 2년물이 높아졌다.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는 각각 다른 시그널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약해지기 시작하고 연준이 긴축을 일부 제거하면 단기 금리는 하락하기 시작한다.

골럽은 "커브 역전의 해소는 연준이 침체를 예상하고 이것에 반응하기 때문이다"라면서 "고물가 시기에 커브 역전의 해소에 더 오래 걸리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연준은 훨씬 가혹하기 긴축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참 후가 아닌 단기적으로 침체가 나올 것으로 사람들이 전망하는 것은 이들이 과거의 각본을 참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1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