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뱅크(SVB) 파산 여파를 주시하며 가파른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변화에 따른 파생 가격변화로, 통상 금리변화에 대한 포지션 노출도를 일컬을 때 쓰인다.

3.60%대를 뚫고 내려갈지가 관건이다.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 하단 부근에 머물고 있다. 전일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28.17bp 내려 4.5946%, 10년물은 20.56bp 하락해 3.7054%를 나타냈다.

◇ SVB 재료 점검…금리 낙폭은 역사적 수준

이틀간 하락 폭은 약 48bp로, 지난 40년간 다섯번째로 큰 폭이다. 이보다 낙폭이 컸던 때는 1987년 주가 폭락, 2001년 9·11 사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정도가 꼽힌다.

이중 눈길을 끄는 건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다. 당시 경험을 대입한다면 먼저 움직여야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 당시엔 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내렸다. 파산 선언 직후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나 이내 안전자산 수요가 대거 유입되면서 내렸다. 2008년 8월 2.4%대였던 2년 금리는 9월 2%까지 내리고, 그해 말 0.8% 수준까지 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미국 정부가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놓은 영향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2008년 9월 2% 수준에서 그 해말 0.25%까지 낮아졌다. 5.25%에 머물던 국내 기준금리도 2008년 12월 3.00%까지 내렸다.

◇ 은행 시스템 흔들 정도는 아냐…SVB 유독 공격적

다만 현 재료를 미국 은행 시스템을 흔들 정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아직 그 정도 재료는 아니란 평가에 더욱 힘이 실리는 듯하다.

SVB의 경우 다른 은행보다 이례적으로 공격적 구조를 지녔단 지적이다. JP모건자산운용에 따르면 예금 대비 대출과 증권 비중이 높았고, 안정적으로 평가되는 리테일 예금 비중은 크지 않았다. 은행 티어1 자본 비율이 금융위기 이후 상당 수준 개선된 것과 다른 흐름이다.

SVB가 시스템을 흔들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언제까지 강세 동력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다음 날 장 마감 후에는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가 예정돼 있어 마냥 매수를 늘리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25만달러까지인 예금자 보호 기준을 SVB 파산에 엄격히 적용하고, 이에 따라 중소은행에서 '뱅크런'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운영자금을 예치한 기술 기업들의 줄도산 등 파장도 주시할 부분이다.

◇ 국고 3년 입찰…강세 압력 더할 재료

이날 예정된 국고 3년 입찰(2조6천억원 규모)도 셈법에 고려할 요인이다. 추가 강세 가능성을 고려할 때 비경쟁인수 옵션 확보는 매력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3년 국고채 입찰이 강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단일 요인으로 보면 '전강 후약' 장세를 예상한다. 관건은 아시아장에서 미 국채 흐름이다. 강세 동력이 다음날 2년 입찰까지 이어질지도 주목한 부분이다.

국내 금융당국은 SVB 파산 관련 경계수위를 강화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국내 경제ㆍ금융수장들은 전일 열린 회의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24시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美 고용지표…반가운 경제활동참가율·실업률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 고용지표는 긴축을 지지하는 재료로 판단된다. 다만 일부 둔화 신호를 보여 긴축 가속 필요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31만1천명)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랐고(62.4%→62.5%) 이에 따라 실업률은 3.4%에서 3.6%로 올랐다. 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24% 올라 이전치(0.4% 증가)를 밑돌았다.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는 이벤트가 해소됐지만 타이트한 고용시장이란 큰 그림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18.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24.20원) 대비 3.80원 내린 셈이다.(금융시장부 기자)

은행별 예대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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