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를 기준으로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 자금 유출 사태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대비 위험 통화인 유로화는 가파른 약세를 재개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급락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된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3.32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4.087엔보다 0.763엔(0.57%)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5833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7388달러보다 0.1555달러(1.45%)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1.09엔을 기록, 전장 143.99엔보다 2.90엔(2.01%) 밀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597보다 1.04% 상승한 104.672를 기록했다.




<유로 달러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유로-달러 환율이 한 때 1.05150달러를 기록하는 등 급락했다. 유로화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최근 경영 위기를 겪은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해 재무보고서에 '중대한 약점'을 가진 것으로 진단되면서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는 2022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회계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으며 고객 자금 유출을 아직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4분기 고객 자금 유출 규모가 1천100억 스위스프랑(약 157조원)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여전히 자금 조달 상황이 안정되지 않았다.

다만 장 마감 무렵 스위스중앙은행(SNB)이 필요할 경우 크레디트스위스(CS)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불안감은 빠른 속도로 진정될 기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급락세를 재개하며 안전자산선호 현상을 반영했다.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35bp 하락한 3.89% 언저리에 호가됐다.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도 21bp 내린 3.47%에 호가가 나왔다.

오는 21~22일에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에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50~4.75%로 동결할 가능성이 47.6%로 전망됐다. 4.75~5.00%로 25bp 인상될 가능성은 52.4%로 예측됐다. 동결 가능성은 하루전 30.6%였고 25bp 인상 가능성은 69.4%로 예측됐다. 불과 1주일전까지 동결 가능성은 0%였고 25bp 인상이 21.4%였다. 50bp 인상 가능성이 78.6%였던 데서 극적으로 전망이 수정됐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미국채 수익률 하락과 안전자산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32.580엔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미국채 수익률 급락으로 캐리 수요가 줄어든 데다 안전자산 수요가 엔화 매수로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올해 2월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다.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PPI가 한 달 만에 하락 반전한 것이다. 2월 PPI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3% 상승도 하회했다. 2월 PPI는 비계절 조정 기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 올랐다. 2월 수치는 전월치인 5.7% 상승을 하회했다.

CIBC의 전략가인 바이판 라이는 "크레디트스위스 우려는 이것이 전면적인 글로벌 은행 문제로 발전할지 여부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실물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축적 통화 정책 사이에 곤경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파급 효과는 거기에 재정적 측면도 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모넥스의 분석가인 사이몬 하비는 "크레디트 스위스 뉴스에 유럽 은행 주식이 오늘 또 다른 충격을 받으면서 외환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주식의 투매는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킬 뿐이며, 유럽 중앙 은행(ECB)의 행보가 더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떠오르면서 유럽 국채 및 스왑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웨스트팩의 전략가인 임레 슈파이저는 "모든 먼지가 걷히면 달러화는 그다지 강하지 않게 될 것이고 경제지표 흐름이 아마도 무대 중앙을 다시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 우리가 일주일 전에 가격이 책정한 것보다 연준의 금리 고점은 더 낮아지고 모든 조건이 같다면 미국 달러화도 일주일 전보다는 약간 약해지는 쪽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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