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익 6천억·95.8%↓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 등과 달리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올 1분기 1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 등 반도체 한파가 심상치 않자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삼성전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설명자료에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가 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에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세계 1위'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지 않으며 가격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에 입장을 선회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업황 반등 시점도 앞당겨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건 14년 만에 어닝쇼크를 기록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 1분기 연결기준 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95.75%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09년 1분기 이래 14년 만이다.

매출액은 6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의 컨센서스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7천2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조차도 전년 대비 94.9% 감소한 수치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IT 수요 부진이 지속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하며 전사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 및 SDC 역시 "경기 부진 및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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