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소매 판매 지표와 다음 거래일 국고 10년 입찰을 준비하며 신중한 기조를 보일 전망이다.

간밤 미국 생산자물가와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환영할 만한 변화지만, 숙제를 앞둔 부담에 서울 채권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26bp 올랐고 10년물은 4.51bp 상승했다.

3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0.5%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인 보합에 비해 더 낙폭이 컸다.

디스인플레이션이란 기어가 제대로 돌아가는 듯한 신호다. 고용시장도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이러한 기대를 강화했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만1천명 늘어 23만9천명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3만5천명)를 웃돌았다.

인플레 진정에 통화 긴축이 곧 멈출 것이란 전망에 주가도 올랐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나스닥 지수는 1.99% 올랐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14%와 1.33% 상승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인상 전망은 68.5%에 달하고, 6월엔 동결 전망이 65.9%다. 인하 전망도 30% 가까이 반영돼 있다. 마지막으로 한 번 올리고선 한두 달 후엔 인하가 잇따를 것이란 기대가 녹아있는 셈이다.

미국 소매 판매 지표에 거는 기대도 큰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줄었을 것으로 봤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감소 폭은 1.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표 발표 후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최근 일련의 디스인플레 지표에 대한 연준 집행부 시각을 들어볼 수 있다.

다만 반가운 지표에도 한편으론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이번 인상기에 여러 차례 기대했다가 실망했던 경험이 재현될 가능성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다.

흥미로운 건 중앙은행들의 태세 전환이다. 긴축을 멈췄다가 다시 인상하는 '스톱앤고(Stop and go)'는 '조건부 멈춤(conditional pause)'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1970년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패착으로 지적했던 것과 확 달라진 기류다.

이는 과거보다 레버리지(부채)가 크게 늘어 통화정책 여지가 축소된 상황을 반영한 궁여지책일 수 있다. 최근 은행 부도 소식 등에 중앙은행의 행보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당시와 달리 기대 인플레가 안착해 있다는 점 등이 중앙은행의 행보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물가 대응에 실패할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1970년대 '스톱앤고'도 당시 중앙은행과 경제 참가자들에겐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다.

이러한 걱정은 캐나다중앙은행(BOC) 총재 발언에서도 엿보인다.

매클럼 총재는 물가 상승 기대가 더 낮아지지 않고, 임금 상승률이 현행 4~5% 수준에서 둔화하지 않고, 기업들의 가격 책정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의 목표치로 돌려야 하므로 금리를 더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엔 국고 50년 입찰이 5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장기 투자기관의 수요가 높은 종목이라 시장에 크게 부담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보단 다음 거래일(17일) 예정된 국고 10년 입찰이 시장의 강세 압력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00.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10.40원) 대비 8.2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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