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제한적 강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요국 중앙은행에 비해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일본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일본은행(BOJ)이 상당기간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유로-엔 환율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BOJ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새삼 주목받으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6.25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3.912엔보다 2.338엔(1.7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194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10241달러보다 0.00047달러(0.04%)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50.03엔을 기록, 전장 147.60엔보다 2.43엔(1.6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505보다 0.14% 상승한 101.645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0.06% 하락했다.




<유로-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2.182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달러화 강세를 반영했다. 연준이 다음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행보를 뒷받침할 것으로 풀이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다. 전월치와도 동일했다. 3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6% 올랐다. 월가의 예상치였던 4.5%보다는 조금 높았다.

소비자심리지수도 개선됐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튀어 올랐다. 미시간대는 이날 4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63.5로 최종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인 62.0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지난달 넉 달 만에 하락했었던 이 지수는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악화했다.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6%로 지난 3월의 3.6%에서 크게 올랐다. 장기(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0%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이 한때 136.560엔을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는 의미다.

일본은행(BOJ)이 상당기간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친 것으로 풀이됐다.

BOJ는 이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지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도 '±0.5% 정도'로 유지했다.

변경된 포워드 가이던스가 되레 엔화 가치의 발목을 잡았다. BOJ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상당기간 고수될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BOJ는 향후 1년~1년 반 동안 금융정책 운영을 다각적으로 '검토(review)'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문구가 시장에는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로 해석됐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우에다 총재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완화 정책 점검 기간이 1년∼1년 반 정도 필요하다면서 점검 기간에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책 변경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로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주 통화정책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사면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풀이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국내 총생산(GDP) 예비치는 0.1%를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1%에 부합한다. 1분기 GDP는 전년동기대비로는 1.3% 증가해 월가 예상치인 1.4%에 약간 못미쳤다.

다만 유로-엔 환율은 한때 150.42엔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며 2014년 이후 최고치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갈 ECB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한 BOJ의 기조가 새삼 비교되면서다.

SMBC의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라보르그나는 "연준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안심시키려면 성장률이 훨씬 더 큰 폭으로 낮아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률은 다음주 정책 결정권자들의 전망을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피터슨은 판단의 잣대는 점차 달러화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더 강력한 경제활동 지표를 제공하는 '골디락스' 체제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글로벌 성장의 그림이 더 크게 악화되기 시작하면 달러화가 안전 자산 수요의 혜택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모넥스의 분석가인 사이먼 하비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코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ECB의 다음주 50bp 인상을 강요할 정도로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로화는 오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은행의 전략가인 모 시옹 심은 "(BOJ)정책 변화에 대한 희망은 이번 재검토해 다소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검토의 장기화 가능성은 임박한 정책 변경에 대한 기대를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로서는 (BOJ의 통화정책) 결과가 비둘기파적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분석가들은 "연준이 다음 주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착화된 상황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 정책 피벗에 대한 희망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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