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예나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일 "한국은행이 올해가 아닌 내년에서야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단시일 내에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루이 커쉬 APA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근원 인플레이션 월별 추이를 연 단위로 환산했을 때 거의 5%대로 당국이 원하는 만큼 아주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한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 수준이라며 인플레가 통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 등 예외적인 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미국만큼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S&P는 금리가 높게 유지되고 있고 은행권에 위기가 확산하고는 있으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은 충분한 완충능력을 갖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킴엥 탄 S&P 아태지역 국가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한국 정부의 부채 수준도 당사가 등급을 매기는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S&P는 한국 국가신용등급과 단기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기존과 같이 'AA', 'A-1+'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탄 상무는 "아시아 국가들 금리는 다른 주요 국가들 대비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소비자나 가계가 가지고 있는 이자 부담은 여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국이 급격한 충격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 대응 여파로 아시아 지역의 GDP 대비 부채가 많이 증가했으나 한국은 전체적으로 국가부채가 많이 늘지 않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가계 부채가 전 세계 3위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몇 년간 증가한 건 사실이지만 각 국가의 가계 부채 지속가능성이 다르다"며 절대 부채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반드시 위험이 높은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 신용 지표는 양호한 상황으로 높은 부채 자체만으로 경제에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미시적으로는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 소득이 높은 가계 부채 이자 지급에 지출돼 내수 여력에 영향을 미치고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비금융기관 공공 부채도 지난 2년간 늘며 2013~2018년에는 낮아졌던 것과는 비교되는 추세를 나타냈으나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탄 상무는 "과거의 글로벌 위기, 유로존 위기 이후에 한국은 공공기관 부채 관리하며 부채를 줄여나갔다"며 "이번에도 한국 경제는 좀 더 안정화된 기로에 들어서면 한국 정부가 과거와 같이 공공부문 부채를 더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을 재반복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내용도 언급됐다.

커쉬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은 1.1%로 내년은 2.4%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경제 지표가 전망과 일관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전망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장기 전망에 관해서 그는 "한국은 수십년간 인상적인 경제 성장을 보였지만 앞으로의 몇십년은 인구와 생산성 문제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질 여지가 있어 장기 한국 경제 성장률을 2%대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yn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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