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공사 입찰과 대비, 적자 우려 속 조 단위 수요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AAA' 한국전력공사 채권에 조 단위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안 등을 두고 적자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AAA' 공사채 중 비교적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AAA) 등이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한국전력공사는 2년과 3년물 입찰에서 각각 1조1천200억 원, 4천900억 원의 수요를 확인했다. 이에 2년물과 3년물을 2천억 원씩 발행키로 했다.

발행금리는 2년과 3년물 각각 3.88%, 3.85%다. 입찰 전 영업일 기준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년은 2.7bp, 3년은 3bp 높은 수준이다.

한국전력공사는 보름여 만에 채권 발행을 재개했다. 가장 최근 발행이었던 지난 21일 2년물 입찰에서 조 단위 수요를 확보한 후 이번에도 굳건한 주문을 확인한 셈이다.

한전채 물량 부담과 적자 실적 우려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교적 높은 절대금리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 만기별 Credit Spread(화면번호 4788)'에 따르면 전일 기준 'AAA' 공사채 2년물 중 민평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한국전력공사(3.906%)였다. 3.9%대를 기록한 'AAA' 공사채는 한국전력공사가 유일하다. 동일 만기의 'AA+' 등급 민평(3.853%) 보다도 높다.

민평보다 높은 금리로 자주 발행을 이어가면서 동일 등급 공사채 중에서도 최고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한 신용등급에 절대금리까지 비교적 높다 보니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최근 PD들의 출혈경쟁으로 국고채 낙찰금리가 비정상적으로 하락하면서 이를 크레디트물로 상쇄하려는 움직임 등도 한전채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진행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입찰 결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한전채 인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일 3년과 5년물 입찰을 통해 각각 1천억 원, 900억 원 조달을 확정했다. 발행일은 오는 15일이다.

입찰에서 3년물과 5년물에 유입된 자금은 각각 2천억 원, 1천200억 원 수준이었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국고채 대비 각각 45bp, 48bp 높은 수준이다. 입찰 전 영업일 기준 한국지역난방공사의 3년과 5년물 민평금리가 국고채 대비 각각 36.4bp, 39.9bp 높았다는 점에서 이보다 8bp대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한 것이다.

동일한 만기의 3년물을 기준으로 봐도 같은 날 입찰을 진행한 한전채 대비 적은 수요를 확인한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민평 대비 높은 스프레드를 보인 셈이다. 3년물 기준 두 발행사 간 민평금리가 24bp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이러한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전채 물량 확대를 이끄는 전기요금 인상 이슈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도 상당하다.

최근 정부와 여당 등이 한 자릿수의 소폭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자금난 해소는 여전히 요원한 모습이다. 한전채 물량 부담이 지속되는 한 이는 시장 자금 경색 시 언제든 크레디트물 전반을 뒤흔드는 요소로 자리매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발행한 한전채는 9조5천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한전채 발행물(9조7천200억 원) 대비 1조700억 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 한전채 물량의 경우 같은 기간 발행된 공사공단채(35억9천787억 원)의 약 26%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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