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짙은 관망세 속에 제한적 강세를 보였다. 미국이 부채한도 협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임박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5.2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5.125엔보다 0.115엔(0.09%)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9645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10015달러보다 0.00370달러(0.34%)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8.24엔을 기록, 전장 148.66엔보다 0.42엔(0.2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406보다 0.23% 상승한 101.644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외환시장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빅4' 의회 지도자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회동을 앞두고 짙은 관망세를 보였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위한 물꼬가 트이지 못할 경우 미국의 일시적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 있어서다. 이날 회동에 참석하는 '빅4' 의회 지도자에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와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 캐빈 맥카시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포함될 예정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디폴트 예상 시점을 6월 1일로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세금 수입 데이터를 반영한 결과 재무부가 정부의 모든 채무를 계속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채 단기물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시장은 이날 협상이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1개월물 단기국채(T-bill) 수익률은 장중 5.50%까지 급등했고, 3개월물 수익률은한때 5.24%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인하 쪽으로 돌아서는 피벗(정책변경)도 가격에 책정하기 시작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로 들어선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최소 25bp에서 최대 100bp까지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오는 12월 FOMC에서 75bp 금리를 인하(세 번 인하)할 확률이 39.7%로 가장 높았다. 1주일 전 37.0%보다 확률이 소폭 높아졌다. 50bp 인하 확률은 34.3%, 100bp 확률은 13.6%였다. 25bp 인하 확률은 11.0% 수준이었고 동결될 확률은 1.4%에 불과했다.

오는 10일에는 미국의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CPI도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0.4%, 전년동기대비 5.5%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월 수치였던 전월대비 0.4% 상승, 전년동기대비 5.6% 상승에 비해서 비슷하거나 약간 둔화한 수준이다.

연준은 5월 FOMC에서도 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고위관계자들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이사는 이날 경제가 질서있는 방식으로 연착륙을 나타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경제가 질서있게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 시작하고, 경제는 확장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준이 설문조사에 반영된 은행들의 신용 기준 강화는 미국 경제 사이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것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자연스러운 일부라고 평가했다.

연준 서열 3위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신용 여건의 변화와 이것이 성장, 실업,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 평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정책과 효과의 시차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치가 경제 균형을 회복하고, 인플레이션 2% 목표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계속 시행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내년에도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34.710엔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다가 강보합권으로 반등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포함해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에 어느 정도 좋은 싹이(좋은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목표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달성되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가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YCC 정책 종료를 공식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수정에 대한 기대가 한층 강화됐다.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제일 폴리는 인플레이션이 고척화되는 데 대한 논의가 시장에서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견해와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논의는 우리를 CPI 지표로 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경제 지표에 의존하게 된다면 이것은 중요한 발표가 될 것"이라면서 " 시장은 해당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부채 한도를 올리지 못하면 경제와 시장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며 "2011년 '극적인 타결'조차 채권에 비해 주식이 크게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MUFG 분석가들은 "부채한도 협상이 유독 높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시장 가격이 반영하는 데 동의하지만 경제 지표는 연준이 더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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