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 단기금융상품에 2.9조 투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HMM이 공개한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는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요약 재무 정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항목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보유 현금이 2조3천870억원으로 작년 말(4조9천802억원) 대비 절반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적혀 있다.

HMM 1분기 실적발표 자료 중 요약 재무 정보
[출처:HMM]



심지어 작년 4분기엔 더 큰 폭으로 줄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0조3천123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 뒤엔 4조9천802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숫자만 놓고 보면 불과 6개월 새 7조5천억원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이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HMM은 올해 들어 해운 시황 악화로 전년 대비 크게 규모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흑자를 내는 기업이다. 보유현금을 써가며 영업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단번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인수합병(M&A) 등을 실시한 적도 없다.

중장기 경영전략에 맞춰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이 역시 단기간에 대규모 현금 유출이 동반되는 내용은 아니다. HMM은 오는 2026년까지 선박 등 핵심 자산 확보와 사업다각화 등에 15조원가량을 투자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HMM에 따르면 작년 4분기는 물론, 올 1분기에도 실제 외부로 유출된 유의미한 수준의 현금은 없다. 그런데도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건 단기적 자금 운용 목적으로 만기 1년 이하의 금융상품 등에 넣어뒀기 때문이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돈으로 사실상의 현금성 자산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분기 보고서상 현금흐름표를 보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3조원에 육박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너스로 기록됐지만 실제 회사 밖으로 나가진 않은 돈이다. 구체적으로 '금융상품 취득'에 3조1천억원이 투입됐다.

이 내용은 재무상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대신 '기타유동금융자산' 항목이 2022년 말 대비 3조원 가까이 급증해 9조8천530억원을 기록했다. 전액 단기금융상품이다. 이 때문에 전체 유동자산은 작년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14조6천억원대를 유지했다.

HMM은 작년 4분기에도 단기금융상품 투자를 3조원가량 늘렸고, 재무제표상 현금성 자산 숫자가 줄어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HMM 관계자는 "재무제표 표기상 단기금융상품 투자 등이 빠져 현금성 자산이 줄었다"면서 "사실상 전체 현금성 자산은 기존 대로 15조원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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