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첫 발행, 한도 증가 효과 톡톡…국내외 활용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합병 후 첫 원화채 발행을 마쳤다. 합병 전인 2021년 5월을 끝으로 국내 채권 시장을 찾지 않았으나 이후 발행 한도 등이 늘어나면서 시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경우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는 꾸준히 조달을 이어왔다. 지난달 5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마치기도 했다. 최근 환율 변동성 고조 등으로 해당 채권 납입 전까지 발행 한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했다는 점에서 외화채를 먼저 찍은 후 원화 시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변동성 회피 후 원화채 속도…2년 만의 복귀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이날 5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3년 단일물이다.

이번 발행을 위해 광해광업공단은 전일 입찰에 나섰다. 입찰에는 1천100억 원의 주문이 몰렸다.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동일 만기 민평보다 10bp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광해광업공단이 국내 채권 시장을 찾은 건 2년 만이다. 지난 2021년 5월 합병 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3천억 원 규모의 채권을 찍은 게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700억 원 규모의 채권이 만기를 맞았지만,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차환 대신 현금 상환을 택했다.

광해광업공단이 원화채 시장을 다시 찾게 된 건 사채발행 한도가 늘어나면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 통합으로 법정자본금이 2조 원에서 3조 원으로 늘어나면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의 2배로 제한된 사채 발행 한도도 커졌다. 다만 자본금이 실제 납입되는 날을 기준으로 한도를 적용할 수 있는 만큼 증가 효과를 바로 누리긴 어려웠다.

외화채 차환을 앞두고 환율 변동성이 커진 점 또한 변수였다. 광해광업공단은 지난 4월 만기를 맞는 5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를 차환하기 위해 조달에 나서야 했다. 이 또한 사채발행 한도에 포함되는데 달러-원 환율이 치솟으면서 차환 발행 전 해당 채권이 차지할 비중을 가늠하기 쉽지 않아졌다.

이에 광해광업공단은 원화보다는 달러채 조달에 좀 더 집중했다. 다행히 지난 3월 말 5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 발행을 무사히 마친 것은 물론 4월 납입까지 완료하면서 다시 원화채 시장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국내외 신용등급차 대조적…기관 신뢰 굳건

원화채 시장으로 조달처를 넓히면서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좀 더 안정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다른 공기업과 달리 대한민국 정부(무디스 기준 'Aa2')보다 낮은 신용등급(A1)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AAA' 최고 등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은 조달 비용 등과 직결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의 재무구조 등을 반영해 한국광해광업공단에 A급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정부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다른 공기업에 AA급 등급을 부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국내 신용평가사는 법적 지위에 근거한 정부 지원 가능성 등을 이유로 다른 공기업과 동일한 'A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2년 만의 복귀전이었지만 광해광업공단에 대한 기관들의 믿음은 굳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오랜만에 시장을 다시 찾았지만, 전일 입찰에서 투자자 모집에는 무리가 없었다.

앞서 원화채 차환물 등을 관리하면서 기관과 꾸준히 소통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채권 만기도래 당시 차환 조달 등에 대한 기관들의 문의에 상반기 발행을 예고한 것은 물론 이달 실제로 시장을 찾아 신뢰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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