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제한적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우려가 짙어진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엇갈린 행보를 강화하면서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며 안전 통화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8.58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7.980엔보다 0.602엔(0.44%)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810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060달러보다 0.00045달러(0.04%)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9.82엔을 기록, 전장 149.08엔보다 0.74엔(0.5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195보다 0.06% 상승한 103.258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위험에 노출되는 X데이트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이 교착 국면에 봉착했다.

협상의 열쇠를 쥔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의장은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까지는 부채한도 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오후 의사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날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부채한도 협상에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라며 "나는 사람들이 어디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은 아직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오늘 밤에 합의를 할 수도 있고, 내일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6월 1일 데드라인에 맞추려면) 하원에서 이를 통과시킨 뒤 상원에서도 통과시키려면 이번 주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채한도 협상이 중단된데다 다음 회의 일정도 불확실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되고 있다.

다만 마감 시한이 임박해지면서 결국은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연준의 매파적인 행보가 한층 누그러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연준이 추가로 25bp씩 2회 더 금리인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주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억제되지 않으면 연준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금리 동결을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6월 인상 여부에 대해 "현재는 6월 인상과 인상을 건너뛰는 두 가지의 선택지가 모두 접전인 상황"이라며 "나의 동료 일부는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가능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주말 금리 인상이 일시 중단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토마스 라우바흐 리서치 컨퍼런스에서 은행 리스크와 관련해 "신용 여건이 영향을 받고,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금리를 많이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꾸준한 금리 전망과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 사이의 격차는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폭이 깊어졌다. 미국채 수익률이 오른 데 따른 캐리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 대비 4bp 오른 3.72%에 호가됐고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8bp 오른 4.34%에 호가가 나왔다.

부진한 4월 지표 탓에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위안화 가치는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 주말 종가인 7.0240위안 보다 오른 7.04위안에서 호가가 나왔다. 위안화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역외 위안화는 지난주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을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다.

중국 외환 당국은 지난 주말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역외 달러-위안의 오름세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9개월 연속 동결했다. 1년 만기 LPR을 3.65%로, 5년 만기 LPR을 4.30%로 유지했다.

인비스코 자산 운용의 브루노 쉐넬러는 "금융 시장은 다가오는 부채 한도 시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 마감 시한 이전에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예상치 못한 전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UBS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핑글은 일본 엔화와 금이 미국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X-데이트 이후 1개월의 긴 교착상태만 계속되면 자금조달 조건이 가파르게 긴축돼 달러화가 강하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NG의 전략가인 프란체스코 페솔레는 "(달러화는) 지난 주말 약간 후퇴했지만 주말 이후에는 좀 더 낙관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부채 한도에 대한 협상과 동시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철회한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는 궁극적으로 달러화에 긍정적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파월 발언에서 얻은 교훈은 더 긴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경제지표가 있다면 그가 이를 반대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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