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우려가 증폭되면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부채한도 협상의 교착 상황 등을 이유로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0.16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9.328엔보다 0.837엔(0.6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206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7496달러보다 0.00290달러(0.27%)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50.26엔을 기록, 전장 149.76엔보다 0.50엔(0.3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903보다 0.35% 상승한 104.264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4.309를 기록하는 등 두달여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전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한다고 밝히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급하게 소환했다.

피치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정치권이 당파적 모습을 보이면서 부채한도를 증액하거나 유예하는 해법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AAA'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시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악관과 공화당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은 일부 진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협상이 생산적이라면서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재차 단언했고, 공화당 측도 진전을 언급해 막판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전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도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연준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내는 등 의사록이 당초 시장 전망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준 집행부 시각을 대변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전날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보기 전까지는 6월에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몇 달간 입수되는 데이터가 우리가 최종금리에 도달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시장을 다독이는 데 주력했다. 콜린스 총재는 "나는 통화정책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중단하는 시점에 '도달했거나, 혹은 그곳에 근접한 시점(at, or near, the point)'에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전통화이면서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안전자산 수요보다는 캐리 수요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캐리 수요를 자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13bp 오른 4.51%에 호가됐다.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도 3bp 오른 3.78%에 호가가 나왔다.

미국의 자금시장은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당초 75bp 수준에서 25bp 수준으로 낮췄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목표치인 2%의 두배가 넘는 상황에서 일부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하면서다. 당장 6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 추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30% 수준까지 상승했다.

유로화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준이 상대적으로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한 가운데 유로존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이 사실상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면서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면서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돌입했다. 독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수정됐다. 이는 이전에 발표된 속보치인 보합(0.0%) 수준에서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해 4분기에 0.5% 감소한 이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이를 기술적 침체로 본다.

중국이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일부 반도체 판매를 금지한 데 따른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중국의 분쟁 악화와 양국의 오랜 무역분쟁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 등 긴 연휴를 앞두고 홍콩 증시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포지션 정리에 나서면서 역외 위안화 환율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 대비 7.08위안까지 치솟았다. 매도 수요가 증폭된 영향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됐다.

인베스코의 거시 전략가인 벤 존스는 "불행하게도 지금 시장에 엄청난 위험이 닥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폴트가 발생하기 전에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발행해야 할 미국채 단기물이 8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IG의 분석가인 토니 시카모어는 "달러화가 양호하고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대치 국면 속에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조짐도 나타나면서 안전 피난처 수요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화는 2%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피치가 그 방아쇠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즈호의 전략가인 켄 청은 "중국인민은행(PBoC)은 (위안화를) 방어할 의도가 거의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되거나 PBOC가 외환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위안화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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