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표결을 앞두고 미국 국채선물 시장에 역사적으로 큰 규모의 '숏트(매도) 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맥쿼리 분석을 인용해 3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미 재무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매우 이른 시일 안에 최대 1조달러에 달하는 국채가 대규모 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기 세력이 국채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하락한다.

맥쿼리에 따르면 채권 투기 세력은 2년물과 5년물, 그리고 10년물 국채 선물에 대해 대규모 쇼트 포지션을 쌓았다. 5월 말 기준 약 300만계약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이전에는 디폴트 시한으로 추정되는 6월 초 'X-데이트' 무렵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리가 7%를 웃도는 수준으로 급등하고 미국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오르는 등으로 시장의 불안이 반영됐다.

그러나 맥쿼리는 부채한도 문제와 관련해 더 중요한 것은 지난 3주 사이에 국채 선물에 대한 베팅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보면 10년물 국채 선물의 매도포지션 잔액은 2000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2년물과 5년물, 10년물을 합한 것도 마찬가지다.

맥쿼리는 이날 발표한 고객 노트에서 이러한 대규모 포지셔닝은 "불가피한 신규 채권 발행에 대응해 헤지하거나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월가의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맥쿼리 역시 부채한도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앞으로 수주 혹은 수개월 사이에 미국채 발행 규모가 5천억에서 최대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DWS그룹의 조지 카트렘본 픽스드인컴 헤드는 그러나 미국채 시장을 움직일 재료들이 상반된 경향을 보이는 점을 지적하면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합의안을 통과시킬지도 아직 불확실한 데다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 목표치로 떨어질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6월 금리 인상이 단행될지와 관련해서도 연준 당국자들이 혼조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 재무부는 투자자의 요구에 맞는 5개월물이나 기타 만기의 채권을 발행하는 시장을 평평하게 유지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카트렘본은 지적했다.

맥쿼리 역시 채권 발행이 쇄도해도 국채금리가 오르지 않아 국채선물 쇼트 포지션이 기대한 결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주 사이 10년물 국채금리가 3.4%에서 5월 말 이미 3.8%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맥쿼리는 덧붙였다.

맥쿼리는 금리 상승을 고려하면 "신규 국채가 발행되면서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확실할 수 없다"면서 "지난 1월에 31조4천억달러의 부채한도가 소진되면서 국채 신규 공급이 부족해짐에 따라 대기 수요가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맥쿼리는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10년물과 5년물 금리를 다시 3.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쇼트 스퀴즈 상황으로 앞으로 몇주 동안 나올 부진한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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