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에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진단했다.


7일(미국시간) CNBC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중국이 두 기업의 생산 캐파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피치는 전망했다.

피치에 따르면 중국은 삼성의 낸드 생산 캐파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D램 캐파 40~50%, 낸드 캐파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피치는 "장기적으로 중대한 공급 차질은 예상되지 않는다. 두 기업의 투자 확대와 기술 업그레이드에 한국이 핵심 본거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작년 10월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에 접근하거나 확보하는 것을 막는 포괄적인 규제안을 도입했다. 중국이 고성능 반도체를 통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네덜란드와 일본 등이 미국과 같은 조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10월까지 중국 반도체 공장에 최첨단 장비를 수입할 수 있도록 미국으로부터 1년간 규제 적용의 유예를 받았다.

피치는 "미국이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이들 기업은 이미 설치된 기술을 사용해 중국 공장에서 계속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처에 대한 보복으로 마이크론의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피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에서 높아진 반도체 가격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며 마이크론이 중국 바깥 지역을 통해 메모리칩 판매를 우회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가격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지 말아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 매출의 10%는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피치는 한국의 두 반도체 기업이 부분적으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메모리 반도체가 원자재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 마이크론이 잃어버린 캐파가 한국 기업에 의해 채워지는지 모니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또한 중국이나 미국이 극단적인 규제나 금지 조처를 하면 위험은 더 커질 수 있으며 반도체 공급망 부품의 비용과 입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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