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행보가 엇갈리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0회 연속 인상 뒤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부진한 일부 미국 경제지표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일본은행(BOJ)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점쳐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0.25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9.940엔보다 0.318엔(0.23%)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9475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8266달러보다 0.01209달러(1.1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53.54엔을 기록, 전장 151.51엔보다 2.03엔(1.3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048보다 0.89% 하락한 102.128을 기록했다.




<유로-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유로화가 한때 1.09530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강세 흐름을 반영했다.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치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ECB는 이날 주요 정책 금리인 예금 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했다. 이는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CB는 레피(Refi) 금리도 3.75%에서 4.0%로 인상하고, 한계 대출금리도 4.00%에서 4.25%로 올렸다. 새로운 정책 금리는 오는 6월 21일부터 발효된다.

ECB는 2022년 7월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총 8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ECB의 이번 금리 인상은 연준의 통화정책과도 차별화된 행보다.

연준은 전날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거의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한 셈이다. 연준은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5.00%~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0%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연준은 점도표 상의 올해 연방기금 금리 중간값 전망치를 5.6%로 높임으로써 올해 안에 추가로 2회 금리인상이 가능함을 예고했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매파적 동결(hawkish hold)"로 풀이했다. 연준이 7월에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사실상 재개할 것이라고 시사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매파적 동결(hawkish hold)" 기조는 가격에도 반영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7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가능성을 71.9%로 반영했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35.8%로 반영됐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지만 달러화 약세를 빌미가 됐다.소비 관련 지표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생산지표는 악화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깜짝 증가세를 나타냈다. 5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3% 늘어난 6천866억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0.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온 지표 중 하나다.

미국의 5월 산업생산은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5월 산업생산이 계절 조정기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보합)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신규로 실업보험을 신청한 사람의 수도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는 전주와 같은 수준인 26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예상치인 24만5천명 보다 많았다. 직전 주 수치는 26만1천명에서 26만2천명으로 1천명 하향 수정됐다.

엔화는 다시 약세 흐름이 깊어졌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매파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초완화적인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점쳐지면서다.

일본은행은 오는 16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초완화적인 정책을 고수할 경우 미국과 일본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캐리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로엔 환율도 한때 153.68엔을 기록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ECB와 BOJ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극명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클로즈 브라더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로버트 알스터는 "나는 여전히 유로존이 인플레이션 정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정점이 어떤 모습일지는 상황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원 형태가 되겠느냐"고 자문하면서 "만약 그렇다면 ECB가 향후 한 번 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리는 꽤 오랫동안 금리 동결 기간에 머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모히트 쿠마르는 "연준이 매파적인 동결을 단행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점도표의 조정은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매파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초에는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만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단스케은행의 FX 헤드인 크리토퍼 키애르 롬홀트는 "우리는 미국 경제가 유로존보다 나아지는 것에 대해 우호적이다"면서 "따라서 달러화는 유로화를 포함한 다른 많은 통화에 비해 매수하기에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16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일본 은행(BOJ)도 초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수익률 곡선 통제(YCC)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일 회의에서 수익률 곡선 통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정책 변화에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 추가 상승이 일본은행(BOJ)의 FX 시장에 대한 구두 개입 그리고 실질적인 개입을 촉발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시장이 슬슬 논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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