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하면서다. 일본은행(BOJ)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행보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2.83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0.258엔보다 2.576엔(1.84%)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9351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9475달러보다 0.00124달러(0.1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55.11엔을 기록, 전장 153.54엔보다 1.57엔(1.0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128보다 0.21% 상승한 102.342를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1.21%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엔 환율이 한때 141.890엔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엔화 약세를 반영했다. 유로-엔 환율도 한때 155.21엔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15년 만에 최고치(엔화 가치 기준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BOJ만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BOJ는 이날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 상한(수익률곡선통제:YCC)을 0.5% 정도로 유지하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조치도 고수했다. BOJ는 물가와 임금 동향을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금융정책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일본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물가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물가 달성에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3 회계연도 중반에 다가가면서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달러-엔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당국의 경계성 발언도 이어졌다.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은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화 약세와 관련해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주의 깊게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7개 국가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일본은 관찰 대상국에서 해제됐다. 지난해 심층 분석국에 포함됐던 스위스는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그외 한국과 중국, 대만, 독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가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09650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ECB가 시장이 예상한 수준보다 매파적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연준도 매파적인 기조를 한층 강화한 영향으로 진단됐다.

ECB는 전날 주요 정책 금리인 예금 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했다. 이는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레피(Refi) 금리도 3.75%에서 4.0%로, 한계 대출금리도 4.00%에서 4.25%로 인상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일시 중단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종착지점에 있지 않고,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00%~5.25%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거의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한 셈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연준은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0%포인트 인상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대변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은행권의 긴장이 신용 환경의 긴축을 실질적으로 강화했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아서, 더 빨리 둔화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소비는 뚜렷한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낮아지면서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3.9로 전월 59.2보다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0.2보다 높았다. 6월 수치는 지난 2월에 67.0을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완화됐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6월에 3.3%로 예상돼 지난 5월 4.2%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이체방크 전략가 짐 리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어제 미국의 나머지 경제지표는 완벽할 정도로 훌륭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시장은 주간 실업보험청구 건수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시의적절한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고용시장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밸리듀스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글로벌시장 헤드인 라이언 브랜드햄은 "미국 고용시장이 마침내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결정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부여한다"고 진단했다.

니코 자산운용의 전략가인 존 배일리는 "BOJ가 YCC를 조정하는 시기에 대한 기대의 변화가 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엔화를 매도하는 사람은 엔화가 훨씬 더 약해지면 일본 정부가 경고 없이 신속하게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전략가들은 "라가르드 ECB 총재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근거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면서도 "하지만 기자 회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인플레이션 예측의 업그레이드에도 더 이상 할 일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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