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 채권시장은 연말을 앞두고 한산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가운데 완만한 약세가 펼쳐질 수 있다. 간밤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2.89bp 올라 4.3647%, 10년물은 0.36bp 상승해 3.9004%를 나타냈다. 서울 채권시장 마감 당시보다는 각각 1~2bp 정도 오른 수준이다.

전일 시장을 보면 매수에 급하지 않은 분위기다. 급하게 팔려는 크레디트 물량은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다.

별다른 대내외 이벤트는 예정돼 있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와 10월 인구 동향을 정오에 공개한다. 한국은행은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한다. 중국 11월 공업이익은 장중 공개된다.

◇ 꺾이지 않는 주택시장과 노랜딩 시나리오

미국 주택가격은 그간 긴축에도 가파르게 치솟아 통화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0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4.8% 급등했다. 전월(4%)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상승률이 높다.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넘어 노랜딩 우려를 자극하는 지표다. 최근 연준이 시장에 가장 많이 판 내러티브(이야기)는 연착륙이었는데 이에 반박하는 지표가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BIS가 지난 2019년 공개한 '주택가격과 경제에 대한 통화정책 효과 측정'(Measuring the effects of monetary policy on house prices and the economy)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정책은 선진국 주택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오르면 인플레를 고려한 실질 주택가격이 하락한다. 이러한 주택가격 하락이 실질GDP와 인플레에도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1% GDP가 감소하면 집값은 4%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미국 경제 자체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의 조정을 기대하긴 어려운 셈이다.

일부에선 미국 주택가격의 계절성이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올해 여름 이후 상승세가 둔화했는데 통화정책의 영향이라기보단 과거부터 관찰된 계절성이었다는 이야기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약화한 상황에서 주식과 주택시장이 모두 견조한 모습을 보이자 인플레 전쟁에서 라스트마일(last mile)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형국이다.

관건은 인플레 지표에 반영되는 렌트 등의 추이다. 매크로 마이크로에 따르면 미국 질로우 렌트 지수는 지난 11월 3.32% 올랐다. 지난 10월(3.25%)보다 상승세가 가팔랐다. 이후에도 가파른 흐름이 이어지면 인플레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PCE와 CPI에 반영되는 주택 인플레 지표는 최근까지 완화세가 이어졌지만 이후엔 시차를 두고 가팔라지는 렌트 상승세를 반영할 수 있어서다.

일부에선 고금리가 주택시장에 파급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0월 지표엔 8~10월 마무리된 거래가 주로 반영된다. 당시엔 장기 시장 금리가 급등하던 시기다.

차환 부담에 매물이 잠기고 신규 주택 건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공급측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지난 3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장기금리의 예상하지 않은 변화에 주택시장이 더욱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중단기보단 장기금리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다.

다만 인플레 제어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연준이 지기로 한 현 상황에서 시장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일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채권 금리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주택시장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 등 연준의 주목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294.1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5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4.50원) 대비 2.1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질로우 렌트 인덱스(적색) 및 PCE 반영된 주택가격 추이(청색)
매크로마이크로

 


미국 30년 국채 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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