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 채권시장은 연말을 앞두고 한산한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를 불과 2거래일 남기고 분위기는 좋아 보인다. 뉴욕 채권시장은 간밤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2.65bp 내린 4.2382%, 10년 금리는 10.32bp 하락해 3.7972%를 나타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국고 3년 민평금리는 전일 3.212%로 작년 말(3.725%)보다 50bp가량 낮아졌다. 당시보다 기준금리는 25bp 오른 반면 중단기 금리는 두 차례 인하 수준 내렸다.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이란 구절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통화 긴축'이란 인고의 시간을 이겨냈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엿보인다.

국고 10년 금리는 3.359%로 지난해 말(3.735%)보다 37.6bp 낮아졌다. 3년 금리에 비해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최근 국고채 커브는 미국발(發) 불 스티프닝(강세 가팔라짐)에 거리 두는 모습이 관찰됐다. 여기엔 중단기물 강세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인식이 녹아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서 특별한 메시지가 없는 한 더 강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어진 재료를 넘어서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는 있지만 역캐리 상황에서 먼저 움직일수록 비용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 금융안정보고서 간담회서 엿보는 F4 시각

이날은 금융안정보고서가 발표된다. 기자 간담회에선 때마침 제기되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PF 이슈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는 오전 11시 공개된다.

통화 긴축에 시장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빅브라더(정부)의 시각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초 듀레이션(국고채 등)과 크레디트물 중 어디에 노출도를 높여야 할지 판단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기업에 대해 선별적으로 적극 개입하면서 시장으로 파급효과를 저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크레디트물이 듀레이션보다 선호될 수 있다.

반대로 'F4'로 통칭하는 '정부+한은'의 의지나 절차가 미흡해 보인다면 크레디트에 대한 선호는 다시 생각할 여지가 있다.

마땅한 수단이나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면 통화정책 전망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정치적 저항이 적은 통화정책에 압력이 커질 것이란 생각으로 확장할 여지도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간 지속한 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 게 적절해 보인다. 물가 대응에 통화정책은 긴축적으로 유지하고 금융안정과 관련한 이슈엔 분리 대응한다는 원칙은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불문율처럼 지키고 있다.

자체적으로 채권시장이 진화한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랩 신탁 계정 등에서 매일 수조 원 넘게 돌아가던 비정상 거래는 사라졌다. 기초 체력이 강해진 셈이다. 시장에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예전처럼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한은뿐만 아니라 F4의 시각을 금안 보고서 간담회에서 엿볼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연말 채권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정부와 한은 간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장 마감 후(오후 5시30분) 내년 국고채 발행계획도 공개된다. 내달엔 대략 11조원 초·중반대 규모를 예상한다. 시장의 당초 예상보다는 대략 1조~2조가량 적은 수준이다.

◇ 연착륙 시나리오를 넘어서는 가파른 채권 강세

뉴욕 채권시장에 내러티브(이야기)를 바꿀만한 재료는 없었다.

미 국채 5년물 국채 입찰에선 강한 수요를 확인했다. 발행 금리는 3.801%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70.6%로 견조한 수준을 보였다.

인플레가 상당 수준 둔화한 데다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크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 연착륙 내러티브를 뒷받침했다.

다만 시장이 내년 3월부터 대략 5회 인하를 선반영(SOFR 금리 기준)한 점을 고려하면 연착륙 내러티브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경기가 크게 나쁘지 않다면 빠르게 내릴 이유도 없을 수 있어서다.

여기엔 통화 긴축이 점차 파급되면서 경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기대가 녹아든 것으로 판단한다. 일부에선 베이비 스텝(25bp)을 넘어 빅 스텝(5Obp) 인하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번 통화 긴축기에서 중단기물이 무너졌던 원인은 인상 폭의 확대였다. 베이비스 스텝을 전제로 인상 횟수를 따져봤던 계산은 완전히 틀렸다.

내년 인하를 앞두고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어떤 시나리오에도 마음을 열어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291.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3.0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94.20원) 대비 0.3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SOFR 금리로 본 기준금리 전망
애틀랜타 연은

 


미 국채 2년물과 정책금리 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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