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을 움직일만한 새로운 재료는 많지 않다. 다음 날 금통위와 이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경우의 수 셈법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66bp 하락해 4.3666%, 10년 국채 금리는 1.62bp 내려 4.0152%를 나타냈다.

이날 개장 전엔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이 발표된다. 정오엔 2023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 2023년 12월 이후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이 공개된다. 대외지표론 호주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오전 9시30분 나온다.

◇ 금통위 앞두고 주목하는 숫자들

관심이 가는 숫자는 가봤던 레벨 등이다. 올해 3.174%에서 시작한 국고 3년 금리는 지난 8일 3.332%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일 민평금리 3.24%는 대략 중간 수준이다.

국고 3년 옵션 가격도 염두에 둘 부분이다. 지난 8일 국고채 3년 입찰에선 3.30%에서 낙찰됐다. 당시 시장금리보단 대략 2bp 정도 강한 수준이었다. 옵션 획득 경쟁 측면에서 보면 이번 금통위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크진 않은 셈이다.

방향성이 애매할 땐 시장가격이 행사가격에 붙으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금통위가 어떤 재료로 작용할지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작년 말부터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주된 드라이버(동인)는 연준의 기조였다.

연준이 돌연 점도표에서 올해 연방기금금리의 전망치를 50bp 낮추면서 시장은 빠르게 강해졌다. 추가 인상을 열어놓겠다는 금통위의 선제 안내는 남아 있었지만, 시장의 강세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서울 채권시장이 연준에 독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먼저 확인한 이후 뒤이어 열리는 금통위의 눈치를 보는 셈이다.

도비시하게 바뀐 연준의 기조 등 큰 그림을 금통위도 인정하진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도비시 신호를 주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자칫 태영건설 사태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에 대한 해결 기대가 한은으로 과도하게 몰릴 수 있어서다. 이는 물가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여력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강세 재료는 추가 인상 의지를 밝히던 선제적 안내의 약화 또는 폐지 정도에서 그칠 수 있다.

태영건설 관련해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원칙인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이슈의 별개 대응 논리를 강조할 수 있다. 예상은 했더라도 시장이 다소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칠 두려움)를 극대화했던 작년 12월 FOMC와 같은 흐름이 펼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금통위 의장인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 등에서 다른 위원들의 의견도 대변한다. 의사록에 나타났던 매파 금통위원들의 논리가 이번 금통위에서 한 번에 돌아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 소기업들이 본 미 고용시장…수급 불균형 여전

지난 8일 연준 이사의 발언을 보면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 것 같다.

통화 긴축은 효과를 내고 있고 디스인플레는 진전된다는 결론을 내놓고 쉽게 바꾸지 않는 모양새다. 'totality(전체적 흐름)'와 확증 편향의 중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타이트한 고용시장에서 근원 서비스 인플레가 지속할 위험도 있다며 "지난주 금요일 고용보고서는 임금 증가세와 채용 증가세 지속,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을 보여줬지만 하나의 보고서에 너무 많은 신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밤 미국 소기업 설문조사 결과에 시사된 고용시장의 그림은 우려를 더했다.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이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여전해 보였다.

응답자 중 55%는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11월보다 1%포인트 오른 결과다.

응답한 소기업의 49%는 적임자가 없거나 적어 채우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건설과 교통 부문에서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장 중요한 문제로 고용 비용을 꼽은 응답 비율도 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조사를 담당한 NFIB의 빌 던켈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의 질이 소기업 사주들에게 지속해서 힘든 문제로 남아 있다"며 "그들은 올해 나아질 것으로 확신하지 않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다음 날 금통위 이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일부에선 연준이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3월에 예정대로 종료한 것을 두고 기대감도 제기한다. 대출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것은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BTFP가 필요시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거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 대해 분리 대응한다는 연준과 한은의 기조는 긴축 후반기를 맞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5일 밤 1,318.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15.70원) 대비 5.0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응답
NFIB

 


올해 장내시장서 국고 3년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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