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행을 찾았다.

최근 경제 현안은 물론 우리 경제를 다시 추동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개혁하는 데 필요한 이슈들을 점검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한은의 심장부를 직접 찾은 것이다.

최 부총리가 한은을 찾아간 것 자체도 큰 관심거리이긴 했지만, 방문 기념으로 건넨 선물이 기획재정부와 한은 내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 부총리의 선물은 다름아닌 '휴식용 벤치'였다.

한은은 최 부총리의 선물을 신관 4층 테라스 중심부에 배치했다.

흔히 공원 등에서 볼 수 있는 벤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벤치에 새겨 넣은 문구가 관심을 끈다.

벤치에 새겨진 문구는 '기획재정부가 함께, 멀리 가는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여기 앉으면 충전이 시작됩니다'였다.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양대 축인 기재부와 한은이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부각하면서도 휴식을 위한 충전의 도구로 많이 활용해 달라는 뜻을 담았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경제와 금융 중심지인 뉴욕이나 워싱턴의 경우 곳곳에 공원이 있고 걷다 쉴 만한 벤치도 많이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해 벤치를 선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해외에서 근무할 때의 경험도 이러한 선물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한은을 둘러싸고 있는 남대문 지역은 공원 등 쉴 곳이 그리 마땅치 않다.

물가안정과 각종 경제 현안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한은맨'들이 그나마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이 4층 테라스인데 선물로 내놓은 벤치에 앉아 편하게 쉬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한은 내부에선 최 부총리의 선물이 실용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부총리가 한은을 찾을 때 선물을 마련한 경우는 많지 않다.

현오석 전 부총리가 당시 이주열 총재를 찾아가면서 내놓은 초상화 정도가 거의 전부다.

기재부와 한은에서는 최 부총리의 한은 방문에 더해 '벤치 선물'이 양 기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깊게하는 기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벤치에 새긴 '동반자'라는 말이 그러한 기대를 높이는 메시지가 아니겠느냐고 평가한다.

최 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케미'와 '애정'도 담겨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 부총리는 사석에서 이 총재를 '선배'라고 부르면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소개한다.

특히, 그는 해외 연구기관과 주요 금융기관의 각종 시각과 평가 등을 전달해 주는 이 총재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의 한은 방문에 이어 이 총재가 세종시에 있는 기재부를 방문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이 총재는 "미국에 있을 때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매주 아침 커피 마시고 하는 것을 자주 봐 왔다"면서 기재부를 찾아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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