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5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에 뉴욕증시가 재정절벽 우려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라 강세 시도를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 채권금리가 보합권으로 마감해 그나마 금리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지속되는 속에서도 한편에선 현실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재정절벽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경기 회복 기대가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재정절벽 문제와 관련, "큰 진전이 없는 경우와 대타협의 중간 지점에서 마지막 순간에 타결점을 찾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에 근거해서인지 김 총재의 국내경기에 대한 시각은 갈수록 낙관론에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11월 금통위 당시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수준의 발언에서 전일은 "우리 경제가 L자형보다 조금 바운스 백(Bounce back)한다. 올해 2% 성장하면 내년에는 (앞자리에) 3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에 대한 시각을 좀 더 구체화했다.

한은 총재의 경기 낙관론은 채권시장의 강세 시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고유의 전문성 등 공신력을 고려할 때 정부 또는 정부산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최근 회자됐던 3분기 바닥론과는 영향력 면에서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강세 재료가 많은 시장이지만,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여전히 기준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절대금리 레벨도 고려해야 한다.

이날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앙청사에서 열리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참석한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대상채권을 확충하기 위해 국고채 5천억원을 단순매입한다. 매입대상 채권은 국고20년물 10-7호와 국채10년물 11-3호, 10-3호, 국고5년물 11-5호, 11-1호 등 5종목이다.

▲美 주가 급락..채권금리는 보합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재정 절벽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유럽 경기가 둔화세를 나타내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85.23포인트(1.45%) 하락한 12,570.95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재정 절벽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협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된 가운데 경제지표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나오고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을 통해 재정 절벽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중산층에 대한 세금 감면안을 먼저 연장하고 이후에 부유층에 대한 세금 문제를 계속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전날 향후 10년간 1조6천억달러의 세금을 더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재정 절벽을 피할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9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2.5% 감소해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포르투갈의 3분기 성장률은 0.8% 감소해 8개 분기 연속 경기가 위축됐고, 같은 기간 그리스는 7.2% 감소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이날 부진하게 나왔다.

10월 소매판매는 동부 해안을 강타한 슈퍼폭풍 샌디 영향으로 0.3% 줄어든 4천115억9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상무부는 말했다. 시장에서는 0.2%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달 생산자 물가는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해 전월대비 0.2%(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상무부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2% 높아졌을 것으로 예측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0.2% 떨어졌다.

미 채권금리는 하락세가 제한됐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장과 거의 같은 연 1.598%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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