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 채권시장은 전일 금융통화위원회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 발언을 소화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수급상으론 전일 발표된 3월 국고채 발행계획과 이날 예정된 모집 발행을 소화하면서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장중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4.77bp 올라 4.7180%, 10년 국채 금리는 1.09bp 상승해 4.3256%를 나타냈다.


◇ 생각보다 빠른 금통위 기류 변화…4월 도비시 신호 강화 주시

빠르게 다가온 국내 통화정책 독립성 강화에 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파른 인상기에 국내 통화정책은 연준 행보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컸다.

전일 한 명의 금통위원이 향후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큰 그림'은 빠르게 바뀌는 모양새다. 대다수 시장 참가자는 최근 연준의 신중한 모습을 주시하며 포지션을 줄여놓은 상황에서 허를 찔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경제전망을 본 후 정책 방향이 더욱 확실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실제 인하 시기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향후 금통위 내에서 인하 신호가 점차 강해진다면 시장은 이에 맞춰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5월 경제전망을 확인한 후 기대했던 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늦어질 위험도 있지만 시장은 이 위험을 기꺼이 지면서 움직이는 방향을 택할 것이다.

국내 금리인하가 5월 경제전망을 확인하고선 7월에 이뤄지더라도 신호는 계속 강해질 수 있다. 4월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 이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위원이 늘거나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일부 문구가 도비시(비둘기파)하게 바뀔 수 있다.

그간 소수의견이 향후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신호였는데 최근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가 활용됨에 따라 이 신호도 한박자 빨라진 셈이다.

작년 말 연준의 사례도 비슷한 경로로 진행됐다. 포문을 연 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였다. 월러 이사는 작년 11월 말 인플레가 계속 둔화할 경우 이르면 봄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장 금리는 빠르게 내렸다. 행동의 전제 조건으로 '인플레가 둔화할 경우'라 언급했지만, 이는 중요치 않았다. '금리인하'란 말을 굳이 꺼낸 통화 당국자의 '선언 효과(announcement effect)'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

◇ 연준, 디스인플레 진전 평가 유지…월러 이사, 뭐라 말할까

최근 인플레 반등에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연준 집행부는 디스인플레가 진전되고 있다는 시각을 바꾸지 않았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연설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변화한다면 올해 후반에(later this year) 정책 긴축을 완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망스러운 소비자물가지수(CPI) 숫자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험난할 가능성을 강조한다"면서도 "1월 지표에도 근원 인플레이션 둔화는 최근 몇 달 동안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아침 전해지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경제전망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비슷한 시각은 다시 확인될 수 있다.

매크로 전문가인 월러 이사가 좀 더 1월 CPI 지표의 일시적 성격 등을 설명한다면 채권시장은 안도할 수 있다. 월러 연준 이사 연설은 한국 시각으로 오전 9시35분경 전해질 예정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2024년 1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정오경 발표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26.0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8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28.70원) 대비 0.90원 내린 셈이다.(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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