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 채권시장은 우호적 수급과 미 국채 금리 하락에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구간별로 보면 지난주 약했던 1년 이하 단기 구간과 10년 이상 장기 구간의 강세 압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단기 구간 약세는 자금시장 영향이 컸다. 주말과 행정안전부 자금 회수를 앞두고 시장은 타이트하게 돌아갔다. 한은이 오전에 바로 메시지를 내고 오후에 유동성을 투입한 덕에 위기를 넘겼다.

주초 자금시장 긴장이 완화하면 단기 구간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금통위 포워드가이던스(선제 안내)에서 인하 가능성이 출현한 점도 고려할 재료다. 실제 인하가 연준보다 먼저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향후 인하 신호가 강해지면 행동과 무관하게 시장 금리는 앞서 내릴 수 있다.

장기 구간 여건도 우호적이다. 이번 주는 국고채 입찰이 예정돼 있지 않다. 다음 주 초 난도가 높은 30년 입찰이 있지만 주 초부터 걱정하기엔 이르다.

수급에다 미 국채 흐름도 장기 구간에 쉴 공간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전 거래일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은 강세 속 완만해졌다. (불 플래트닝). 미 2년 국채 금리는 2.40bp 내려 4.6940%, 7.17bp 하락해 4.2539%를 나타냈다. 유가도 내려 장기 구간 강세를 뒷받침했다.

다만 중단기 구간에는 주 후반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남아 있다. 시장에선 1월 근원 PCE가 전월 대비 0.4%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0.2%)보다 가파른 증가세다. 클리블랜드 연은도 0.32% 증가를 전망했다.

이안 린젠 BMO캐피탈 금리 헤드는 높은 근원 물가 오름세가 1월 CPI 이후 나타났던 베어 플래트닝을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주 1년 이하와 장기 금리가 오른 점을 고려해 단기와 장기 비중을 상대적으로 늘리고 중단기는 줄이는 전략도 염두에 둘 수 있다. 네거티브 버터플라이 전략이다. 나비의 날개(단기와 장기 금리)는 무거워 보인다.

기재부 커브 발언에 따른 충격도 되돌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주 후반 수급 부담에다 우상향 커브가 목표란 발언이 겹쳐 약세가 나타났다. 기재부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이라며 구간별 비중을 조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 월러 "심호흡하고 비교해서 보자"…방향 전환 우려는 과도

월러 이사 발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것 같다. 종전 발언보다는 매파적이지만 최근 금리가 오른 시장이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월러 발언이 나온 당일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월러 이사는 "1월 지표가 튀는 거고(fluke) 우리가 물가 안정을 향해 가는 경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선 '두어번의 인플레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월 인하 전망을 제시한 후 수정할 필요가 있던 일부 금융기관은 월러 이사 발언을 명분으로 삼아 인하 시기를 6월로 조정했다. 다만 시장 대다수가 6월 인하를 반영했던 상황에서 매파 우려를 진전시킬 정도는 아니다.

최근 시장에서 커졌던 인상 우려엔 선을 긋는 모양새였다. 그는 1월 인플레 반등을 두고 "환영하기 어려운 신호지만 크게 심호흡하고 비교해서 보자(let's take a deep breath and put it into perspective)"고 언급했다.

인플레가 쉽게 내리지 않는 상황은 경계해야 하지만 아직 흐름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큰 틀에서 논거는 다른 연준 관계자와 비슷하다. 시계를 좀 더 장기로 넓혀 1년 전과 비교했다. 1년 전 근원 CPI는 6.4%, 근원 PCE는 4.9%였다. 작년 인플레 지표에 계절조정을 적용해도 튀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디스인플레 진전은 신기루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 월러가 조목조목 분석한 인플레…향후 지켜볼 부분은

다만 세부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보면 향후 인플레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1월 인플레가 노이즈(잡음)인지 판단하는 기준으론 임금 증가세를 꼽았다. 그는 지난달 시간당 평균임금이 증가했지만, 작년 하반기 일부 둔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엔 충분치 않을 수 있다며 향후 임금 등의 둔화세가 지속할지 주시할 것이라 말했다.

주택 부문 인플레를 두고서는 지난 2022년 이후로 시장의 렌트(월세) 증가세가 꾸준히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1월 CPI에서는 주택 부문 인플레가 예상을 깨고 반등했는데 이 같은 흐름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제외 서비스 인플레(슈퍼 코어)에 대해서는 임금 및 복지 등 고용 비용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하면 높은 고용 비용이 둔화세를 막아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몇 달 금리인하가 늦춰진다고 실물경제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급할 필요가 없다(What's the rush)"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분석은 엇갈린다. 인플레 반등에도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는 곳은 주택시장의 둔화세와 1월 지표의 계절적 특성을 언급한다.

라자드 자산운용사는 대체 지표인 질로우 렌트 관찰 지수(Zillow Observed Rent Index)와 공모 리츠 수익을 보면 주택시장의 상당한 둔화세가 지속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1월 질로우 렌트 관찰 지수를 보면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CPI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를 고려하면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이후 흐름엔 불확실성이 있다. 질로우에 따르면 지난주 대통령의 날 연휴 동안 매물을 둘러보는 '홈 투어 활동'이 연초 대비 19.4% 증가했다.

임금과 복지 등 고용 비용과 관련해선 연초 계절적 요인이 얼마나 영향을 줬을지가 관건이다. 최저 임금 인상 등도 임금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언급된다. 노무라증권은 역사적으로 1월 슈퍼코어 인플레 반등은 이후 몇 달간 완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 수익률 곡선 추이
연합인포맥스

 


미 국채 수익률 곡선 추이
연합인포맥스

 


질로우렌트 관찰지수와 CPI·PCE 중 주택 인플레 부문 추이
매크로마이크로 등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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