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전체 연구기관…노벨상 수상자 20명 배출
LG 'AI'-잭슨랩 '유전체 연구' 결합…시너지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그룹이 '알츠하이머'와 '암'의 비밀을 풀어낼 인공지능(AI)을 유전체 전문 연구기관과 공동개발 하기로 하면서 파트너 '잭슨랩'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LG그룹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최근 잭슨랩과 개인 맞춤 치료 관련 AI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12월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 지 3개월 만이다.

양사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놓겠단 계획이다.

LG AI연구원, 잭슨랩이 맞춤 치료 관련 AI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출처:㈜LG]

 


◇유전자 변형 마우스 직접 설계·생산


이번에 LG가 손을 잡은 잭슨랩은 1929년 미국 코네티컷주에 설립된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배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은 곳이다.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암과 신경, 면역, 대사 질환, 선천성 기형 등의 원인, 특히 유전체와 관련된 연구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제약사를 대상으로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및 새로운 신약을 사용하기 전 안전성이나 효과 등을 검증하는 전(前)임상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실험용 마우스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는 곳이다.

유전적 변이나 돌연변이 유전자에 따라 달라지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맞춤 의학(정밀 의학) 분야 세계 최고 석학인 찰스 리 박사가 직접 이끌고 있다. 실험용 마우스는 인간과 유전자가 대부분(99% 정도) 일치하고 생애주기가 짧아 바이오 연구의 숨은 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찰스 리(Charles Lee) 잭슨랩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
[출처:㈜LG]

 


업계에서는 잭슨랩의 유전자 변이 마우스가 없으면 알츠하이머 등 난제 연구가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연구 기관이라고 평가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백신 개발에도 잭슨랩의 마우스가 사용됐다.


◇엑사원에 연구자료 학습…암 진단 AI 모델 공동 개발


이들은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잭슨랩은 알츠하이머와 암 등 질병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양의 연구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LG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론 카돈(Lon Cardon) 잭슨랩 CEO는 "'AI'와 '유전체학'이라는 양사가 갖고 있는 고유한 강점을 잘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사는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한다.

비싸고 특수한 검사 없이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과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대화형 생성 AI 모델 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AI가 암 분야에서 신약의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개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그룹은 바이오를 '3대 미래성장동력(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 하나로 지목하고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등 바이오 혁신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며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바이오 사업의 미래 가능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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