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열고 의견 수렴, 시장과의 소통 방점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20여곳 이상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이 한국수출입은행에 총출동한다. 한국물(Korean Paper) 대표주자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의 SSA(Sovereigns·Supranationals & Agencies) 확장 전략 등을 살피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DB산업은행의 SSA 발행시장 입성으로 한국물 지평이 넓어지면서 한국수출입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글로벌 IB와의 적극적인 소통 속에서 최적의 조달 전략을 구상해나가는 모습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날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12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총 22곳의 하우스가 참여할 예정이다. 외화채 조달 전략 등을 두고 글로벌 하우스별 시각 및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이후 한국수출입은행 또한 SSA 발행시장으로 발을 넓힐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기존 이머징마켓(EM) 방식 대신 SSA 발행 스타일로 30억달러어치 채권을 찍어 해당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SSA 등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한층 확대된 만큼 수출입은행 또한 조달 방식 등을 두고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SSA 발행사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국공채에 준하는 위상을 인정받는다. 초우량 발행물로 인정받는 만큼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연기금, 은행 트레저리 등이 주로 투자한다.

그동안 아시아에서 SSA 발행 시장에 진입한 곳은 일본 정책금융기관 정도였다. 이어 지난달 KDB산업은행이 SSA 스타일로 발행을 마치면서 해당 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수출입은행 또한 점차 중앙은행 등 초우량 기관들의 투자 비중이 늘고 있다. AA급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데다 정책은행 위상, 한국물 대표 발행 주자로의 입지가 맞물리면서 수년 전부터 SSA 시장을 형성하는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었다.

다만 SSA 발행시장으로 아예 자리를 옮길 경우 부담 요인도 상당하다. 기존 한국물 수요를 뒷받침했던 아시아 기관이 배제될 수밖에 없는 데다 매년 해당 시장에 막대한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

다시 기존 EM 방식으로 되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글로벌 채권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어 당장 SSA 스타일로 조달을 마치는 건 어렵지 않겠지만 이후 시장이 위축될 경우 입지 구축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수출입은행은 글로벌IB와의 소통으로 최적의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섣부른 판단보단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SA 발행시장으로 진입하더라도 온전한 위상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데다 아시아 등 기존 투자자가 배제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며 "이에 수출입은행은 다각도에서 살피면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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