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관망 분위기 속에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장중엔 에이드리언 오어 뉴질랜드중앙은행(RBNZ)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일본 2월 생산자물가지(PPI)는 개장 전 나오고 호주 2월 내셔널호주은행(NAB) 기업 신뢰 지수는 오전 9시30분 공개된다.

국고채 2년물 입찰은 1조8천억 원 규모로 진행된다.

전일 미 국채 2년 금리는 6.00bp 올라 4.5440%, 10년물은 2.30bp 올라 4.1030%를 나타냈다.

◇ 1월 CPI 이후 약세 폭 절반 정도 되돌려

1월 CPI 발표 이후 밀렸던 뉴욕 채권시장이 최근 약세를 대부분 상당 부분 만회한 상황에서 2월 CPI 경계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 국채 2년물은 1월 CPI 발표일(2월 13일, 현지 기준) 종가(4.6620%)보다 8bp 정도 낮아졌다. 당일 상승 폭이 18bp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대략 절반 정도 회복했다.

우리나라 3년 국고채 금리는 1월 CPI 지표를 소화하면서 3.347%에서 3.414%로 올랐다. 전일 금리는 3.275% 수준으로 지표 발표 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급 요인에다 한미 통화정책 디커플링 기대가 일부 녹아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1월 인플레 반등이 일시적이란 기대가 시장에 꽤 많이 녹아든 것이다. 지표가 이 기대를 밑돌 경우 약해질 여지가 있다.

시선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고용지표도 물가 지표 발표 후 재해석될 수 있다. 고용시장의 둔화 조짐은 보이지만 여전히 견조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일 기대 인플레도 다소 오르면서 채권시장 우려를 키웠다. 뉴욕 연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중간값)은 3년 후 기준 2.7%로 한 달 전 조사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0.4%포인트 올라 2.9%를 나타냈다.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3.0%로 유지됐다.

◇ 2월 CPI 주목할 부분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증가 수준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0.4% 상승)보다는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슈퍼코어(주택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 인플레 추이다. 지난 1월 슈퍼코어 인플레는 전월 대비 0.848% 급등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서비스 측면에서 인플레 압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시사한 셈이다.

2월에도 슈퍼코어가 다소 둔화하지만,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시각이 제기된다. 노무라증권은 슈퍼코어 부문이 전월 대비 0.579% 증가할 것으로 봤다. 작년 하반기 기조적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논거로는 호텔 룸 이용 가격이 상당 수준 올랐고 항공료가 증가세를 지속했다는 점을 들었다.

씨티도 슈퍼코어 부문이 전월대비 0.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월대비 상승률을 연이율로 환산할 경우 전년 대비 6% 올랐을 것이란 관측이다.

주택시장도 CPI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CPI는 PCE보다 주택시장 인플레 반영 비율이 높다.

자가주거비(OER)는 지난 3개월간 렌트보다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렌트와 OER의 간극은 지역적인 관리비 등 차이를 적용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슈퍼코어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면 주택시장의 조력은 디스인플레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큰 주택시장이 빠르게 식는 모습을 보인다면 슈퍼코어 인플레 압력은 상쇄될 여지가 있어서다.

이번 지표에서 이런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비둘기 메아리를 찾아서

장 마감 후 나오는 2월 금통위 의사록도 주시할 재료다.

향후 3개월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의 메아리가 들릴지가 관건이다.

위원회 내 중론과 다르게 도비시한 목소리가 더 드러난다면 강세 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의 문구는 매파적으로 유지됐는데 이에 대해 일부 반론이 제기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적극적 방향성 시사가 아닌 점과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 전 위원들의 소통 기회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의사록에서는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커 보인다.

이외 향후 행보 관련 다른 단서가 제시될지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금융시장부 기자)

국고 3년 민평금리(청색) 미국 2년 국채 금리(적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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