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갖춘 파생상품 재개로 비이자수익↑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항셍중국기업(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취급중인 우리은행이 파생결합사채(ELB) 판매도 다시 시작한다.

H지수 연계 ELS의 원금 손실률이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ELS 대신 안정성을 갖춘 ELB 등 원금보장상품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워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판매를 중단했던 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의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간 ELB가 ELS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다 보니 고객들이 해당 상품을 찾지 않아 자연스럽게 판매가 중단됐었는데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ELS는 발행된 당시 정해진 만기 안에 기초자산 가격이 65~7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ELB는 이자 등 수익률이 가격 변동에 연계돼 원금은 보장된다.

최근 H지수 연계 ELS 상품에서 수천억원 대 손실이 발생하면서 안전한 채권 투자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ELS 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은 낮지만 원금보장형 투자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고위험 상품으로 취급되는 ELS 대신 원금보장 확률이 높은 ELB 등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수수료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전체 ELS 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의 ELS 상품 만기 도래 원금은 올해 1월부터 지난 7일까지 2조3021억원이다. 이중 손실액은 1조2079억원으로, 확정 손실률 평균은 52.5%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H지수 ELS와 같은 고난도 금융상품과 관련해 상품·판매채널·판매자 등에 대한 제도개선을 검토하면서 당장 ELS를 못 팔게 된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을 고심중이다.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자체를 전면 금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은행권 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가 정비될 때까진 은행의 비이자 이익 부문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원인에 맞게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에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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