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자금발 훈풍…기준금리 상방 막히며 관심 배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최근 레버리지가 가능한 레포(Repo)펀드가 잇따라 설정되면서 크레디트물 약세 전환 시점을 늦추고 있다. 특히 펀드 자금이 여전채를 집중 매수하면서 캐피탈사 등의 조달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레포펀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크레디트물 시장에 유동성을 톡톡히 공급하는 모습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포펀드가 속속 설정되면서 여전채 발행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레포펀드는 타깃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크레디트물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는 여전채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레포펀드는 레버리지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채권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욱 크다. 규정상 레버리지를 400%까지 쓸 수 있지만 통상 250% 안팎으로 활용한다. 실제 투입 자금 대비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 공급 효과가 더 커지는 배경이다.

특히 건보 자금이 레포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건보는 올 초 7천억원가량의 대규모 자금을 레포펀드 등으로 집행해 크레디트 시장에 상당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어 최근 자금 집행에 다시 나서 주춤했던 여전채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여전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우려에 가파른 스프레드 축소가 더해지면서 점차 금리 측면의 부담이 드러났다. 지난달 말 스프레드가 2년 내 최저치를 찍으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듯한 분위기가 다시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레포펀드 매수세에 힘입어 약세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한동안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높은 금리로 거래되기도 했으나 최근 레포펀드 설정과 맞물려 속속 발행 준비를 마쳤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건보가 대규모 자금 집행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 일부 자금이 좀 더 들어온 걸로 알고 있다"며 "레포펀드를 3년짜리로도 설정하면서 해당 만기의 여전채 또한 강하게 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레포펀드 설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레포펀드는 크레디트물 등을 매수한 후 이를 담보로 레포 시장에서 현금을 차입해 다시 크레디트 시장에 투입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레포 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된다.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레포 금리 또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커졌고 이에 레포펀드에 대한 수익률 기대감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없다 보니 레포펀드와 같은 레버리지펀드를 사기가 좋아졌다"며 "보통은 레버리지를 쓸 때 일부는 공사채, 은행채 등을 담는 데 여전채는 레포펀드처럼 비교적 만기가 짧다는 점에서 수요가 더 몰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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