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부터 폭스바겐파이낸셜까지 속속 등장

발행 업무 섭렵, DCM 경쟁력 입증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외국계 캐피탈사들의 채권 조달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벤츠파이낸셜)가 발행을 마친 데 이어 이어 알씨아이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알씨아이파이낸셜)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폭스바겐파이낸셜) 등도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계 캐피탈사 행렬 속 이들의 주관 업무를 모두 신한투자증권이 맡아 눈길을 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맹렬한 기세를 보이던 데 이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등 발행 영역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PF 불안 속 외국계 캐피탈채 인기…속속 조달 채비

22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스프레드 현황'(화면번호 4215)에 따르면 지난 18일 벤츠파이낸셜(A+)은 1천억원어치 채권을 찍었다. 만기는 2.5년물이다. 금리는 4.251%다.

뒤이어 알씨아이파이낸셜(A+)과 폭스바겐파이낸셜(A+) 등도 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알씨아이파이낸셜은 500억원, 폭스바겐파이낸셜은 1천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벤츠파이낸셜과 알씨아이파이낸셜이 일괄신고를 통해 발행을 마치는 것과 달리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수요예측 제도를 활용해 조달한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내달 초 예정된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최대 1천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캐피탈채에 대한 투자 심리는 굳건한 모습이다.

앞서 벤츠파이낸셜은 발행 스프레드를 동일 만기의 등급(A+) 민평 대비 77bp 낮게 찍었다. 알씨아이파이낸셜 역시 3년물 개별 민평 대비 40bp가량 낮은 스프레드로 발행하고자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캐피탈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리스크 등으로 불안감을 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계 캐피탈사는 PF 대출이 없어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 리스크에서 비껴가 있다. 이에 기관들의 굳건한 신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벤츠파이낸셜과 알씨아이파이낸셜, 폭스바겐파이낸셜 모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PF 대출 규모가 제로(0)였다.

더욱이 이들은 계열 브랜드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 금융이라는 자체 사업에만 집중해왔다. 자동차 금융 자산은 유사시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어 최종 손실위험이 비교적 낮다. 캐피탈채를 둘러싼 우려에서 더욱 자유로운 배경이다.

◇신한證, 주관 독주…DCM 경쟁력 부각

신한투자증권은 이들의 채권 발행 주관 업무를 모두 맡아 부채자본시장(DCM)에서의 경쟁력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벤츠파이낸셜 발행의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알씨아이파이낸셜과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신한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한다. 여전채 시장에서의 세일즈 경쟁력 등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주로 외국계 증권사에 주관 업무를 맡겨왔다는 점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성과가 더욱 눈에 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2014년 첫 발행 당시부터 꾸준히 스탠다트차타드증권과 합을 맞췄다. 국내 증권사 역시 함께 대표 주관사로 함께 이름을 올리곤 했으나 주로 부국증권,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위주였다.

다만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지난해 발행에서 부국증권만을 주관사로 선정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번 조달에서 국내 대형 증권사로 발을 넓히면서 신한투자증권을 낙점했다. 당시 다수의 대형 증권사가 경쟁에 뛰어들어 접전을 벌였으나 신한증권이 승기를 잡았다는 후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DCM 시장 전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인수/주관 종합'(화면번호 8450)에 따르면 신한증권은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일반 회사채를 총 3조4천774억원어치 주관해 4위에 올랐다.

통상 회사채 주관 순위는 초대형 IB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SK그룹 물량을 도맡고 있는 SK증권이 석권해왔다.

신한투자증권의 도약이 이들의 공고했던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신한증권은 막대한 규모의 SK그룹 발행물로 4위를 지켜냈던 SK증권을 밀어내고 연초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 외국계 캐피탈채 주관 업무를 섭렵하면서 기타금융채 실적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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