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IBK기업은행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신규 지원한 중소기업 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시적으로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경기 둔화와 금리·물가 상승으로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신규 지원한 기업은 1천74개로, 1년 전의 421개사 대비 2.5배 가량 급증했다.

기업은행의 지원 규모도 2022년 1조1천억원에서 지난해 2조7천억원으로 1조6천억원이 늘었는데, 이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부실징후가 있으나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에 대해 채무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 등 부실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올해 초 금융당국은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신속한 워크아웃과 부실 정리를 유도하고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법적 구조조정 등을 유도해 부실을 신속히 정리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통상적인 자금차입 외에 추가적인 자금유입 없이는 차입금 상환 등 정상적인 채무이행이 어려운 상태에 놓인 기업들이 지난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기업과 가계의 연체가 늘어나면서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도 늘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부실채권 규모는 12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말(11조5천억원)보다 1조원 증가했다. 이중 기업여신이 10조원으로 부실채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 신규 발생액은 지난해 4분기 4조4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3천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2조3천억원) 대비 91.3% 급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조2천억원, 3조2천억원으로 중소기업 부실채권 발생액이 컸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도 2022년 9월 말 0.38%까지 떨어진 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도 0.47%로 전분기(0.44%)보다 0.03%포인트(p) 상승했다. 또한 전년 동기(0.40%) 대비해서는 0.07%p가 올랐다.

부실채권비율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부실채권 증가세가 이어지면서은행권의 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2021년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자금이 많이 풀렸고 2022년도 하반기부터 회생 신청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등 그만큼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부실징후가 늘고 있다"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재무적인 상황이 안 좋다 보니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자꾸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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