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 채권시장은 박스권 관망 분위기 속에서 완만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3.30bp 내려 4.6010%, 10년 금리는 1.40bp 하락해 4.2370%를 나타냈다.

시장 관심은 한국 시각으로 다음 날 새벽 전해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연설과 그날 장 마감 후 공개되는 4월 국고채 발행계획에 집중된다

이날 장중에는 타무라 나오키 일본은행(BOJ) 이사 연설이 예정돼 있다. 호주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오전 9시30분 공개된다.

◇ 엇갈리는 지표 해석…파월 가이드라인에 영향 제한

간밤 나온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얼마 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착륙이란 '지표의 큰 그림(totality of data)'을 유지한 영향에 어느 방향이든 무리해서 해석할 이유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일 2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수주는 전월보다 1.4% 증가한 2천779억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1.0% 증가)를 웃도는 결과로 작년 11월 이후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근원 자본재 선적(Core capital goods shipment)은 0.4% 감소해 시장 예상(0.1% 증가)을 밑돌았다. 기계나 설비 등으로 이뤄진 자본재의 선적 추이는 기업 투자의 기류 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주택시장 지표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월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월 대비로 보면 0.14% 상승에 그쳤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주택가격지수는 1월 수치가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두 주택지표 모두 전월 대비로는 약한 모멘텀을 나타냈다. 노무라증권은 현재 가격에서 약한 부분은 연준이 피벗을 언급하기 전 타이트했던 금융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 몇 달간 주택 수요가 늘고 가격 안정 조치가 나올 것으로 봤다.

◇ 월러 이사, 뭐라 말할까

월러 이사는 한국 시각으로 28일 오전 7시 뉴욕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 참석해 연설한다.

FOMC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종전 기조에서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내 인하 횟수 등에 대해 월러 이사가 자신의 의견을 드러낸다면 파급효과는 커질 수 있다.

월러 이사가 파월 의장보단 몸이 가볍고 기민하다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전체 위원회 의견을 아우르는 의장보단 제약이 덜한 셈이다.

월러 이사는 세인트루이스 연은에서 리서치부서를 10년간 이끌었다. 지표와 이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통화정책을 제시해 연준 내에서 영향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그가 주제가 주어진 포럼이 아닌 자리에서 했던 마지막 연설의 주제는 "급할 이유가 뭔가(What's the Rush?, 2월 22일)"였다.

당시엔 1월 인플레 지표가 튀어서 디스인플레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을 때다. 월러 이사는 "1월 지표가 과속방지턱(speed bump)이나 움푹 팬 곳(pothole)이 아닌지 내가 확인하려면 최소 두어번(another couple more months)의 인플레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2월 CPI는 확인했지만, 아직 3월 지표는 받아보지 못한 상황이다. 종전 기조를 바꿀 유인은 크지 않다.

다만 월러 이사가 리사 쿡 이사의 연설처럼 듀얼 멘데이트(의무)를 언급하며 첫 인하에 대해선 이전보다 완화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통화정책이 상당히 긴축적인 점을 고려하면 이후 인하 횟수와 속도 등으로 인플레를 제어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시장엔 제한적 강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점도표에서 그가 올해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는 발언이 전해진다면 이는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

작년 월러 이사는 지난해 7월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장에 "올해 남은 4번의 회의에서 25bp씩 두 번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번에도 구체적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3월 점도표상 3회 인하(중간값)가 유지됐지만 전반적으로 분포가 위로 이동하면서 월러 이사 발언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금융시장부 기자)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관련 점도표 비교(적색:3월, 흰색:2023년 12월)
노무라증권, FO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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