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주, 소액 배당·주가 하락에 대한 불만 토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영화 '서울의 봄' 보셨습니까. HMM의 봄은 언제 오게 만드실 겁니까."

김경배 HMM 대표이사(사장)는 28일 주주로부터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이날 오전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다.

김 사장은 "영화는 봤다"면서도 "안건과 관련 없는 얘기는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사장)이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촬영: 유수진 기자]

 

해당 주주가 영화 얘기를 꺼낸 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배당금과 주가 하락 등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이날 주총에선 크게 떨어진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일부 주주들은 경영진들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김 사장에게 직접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HMM 주가는 작년 3월 27일(종가 기준) 1만9천740원이었으나 정확히 1년 뒤인 올해 3월 27일엔 1만5천510원으로 2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의 HMM 주가 흐름(2023년 3월27일~2024년 3월27일)
[연합인포맥스]

 

앞서 HMM 주주들은 작년 주총에서도 주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당시 일부 주주들이 김 사장에게 책임경영 차원에서 회사 주식 매입을 요구했고, 이후 김 사장이 실제 주식을 샀다. 하지만 그때보다 20% 넘게 더 떨어진 셈이다.

주주들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를 매번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요 재료로 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제가 가진 책임과 권한의 범위 내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나 경영진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얘기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식 전환 같은 부분은 대주주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배당금에 대해서도 "저도 소액주주다. 작년에 1억원어치를 샀다"며 "배당을 많이 받으면 좋지만, 유보금을 갖고 있어야지 현금을 모두 써버리면 향후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 회사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주주를 설득했다.

HMM은 당초 보통주 1주당 60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으나 주총에 앞서 이를 7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종의 '주주 달래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받는 배당금이 기존 1천207억원에서 1천408어원으로 200억원가량 늘게 됐다. 해진공 역시 1천186억원 아닌 1천383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할 예정이다.

주주들의 반발과 별개로 이날 주총에선 상정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김 사장과 박진기 부사장 재선임 안도 무난히 통과돼 두 사람은 향후 1년 동안 더 HMM을 이끌게 됐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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