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와 다음 거래일 국고 30년 입찰을 앞두고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플레 지표에 대한 우려 자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큰 그림을 확인해준 데다 전일 월러 연준 이사가 상방 위험을 미리 언급해서다.

월러 이사는 전일 2월 PCE 관련 근원 기준 전월 대비 0.3% 증가하고, 1월 PCE도 상향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컨센서스와 클리블랜드 연은의 전망치도 그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근원 기준 전월 대비 0.3% 증가율은 걱정할 수준이지만 여러 차례 언급된 영향에 파급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이날 개장 전엔 2월 산업활동동향이 나온다. 일본 실업률과 소매 판매, 산업생산 지표도 개장 전 나온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5.30bp 상승해 4.6320%, 10년 금리는 0.90bp 올라 4.2050%를 나타냈다.

◇ 수급 재료 소화에 분주한 채권시장…모집에다 30년 입찰

서울 채권시장은 이날 장 중후반부터 다음 거래일 국고 30년 입찰 준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고 30년 입찰은 내달 1일 3조6천억 원 규모로 진행된다.

이날 예정된 모집 발행에다 내달 교환(5천억 원)까지 고려하면 일시적으로 수급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모집은 국고 3년과 10년, 30년을 대상으로 각각 3천억원, 2천억원, 3천억원 규모로 이뤄진다.

다만 시장 예상보다 내달 전체 경쟁입찰 발행 물량(14조 원)이 적게 나온 점은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기재부는 물량 계획 시 균등 발행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초장기 관련해선 시장 간담회 등에서 수요를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유지했다. 30년 발행물량은 3월(3조7천억 원)보다 1천억 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 유가 상방 위험을 경계하는 이유

간밤 가장 눈길을 끄는 재료는 국제유가 흐름이다.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82달러(2.24%) 오른 배럴당 83.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6% 올랐다.

유가는 연준과 미국 재무부가 제시한 연착륙 내러티브에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실물경기가 꺾이지 않는다면 유가는 상방을 향할 가능성이 커서다.

한때 중국 경제의 침체 위험이 유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엔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데도 가파른 경제 성장세가 지속한다면 유가도 하락할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 날씨가 풀리는 시점에 원유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전일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4% 증가해 시장 예상치와 잠정치인 3.2%를 웃돌았다. 특히 개인 소비 확정치는 전 분기 대비 3.3% 증가해 잠정치 3.0%를 상회했다.

고용시장의 강세도 확인했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21만명을 기록해 직전 주보다 2천명 감소했다.

공급 측면 불확실성도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원유 생산 감축 결정이 유가를 오는 9월 배럴당 10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가의 상방과 하방 위험을 분석한 보고서도 눈길을 끈다.

HSBC는 유가의 상방 위험으로 OPEC+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 축소 연장 등을 꼽았다. 거시경제 환경 개선 등에 따른 수요 확대, 중동 위험 고조,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매입도 강세 요인으로 언급했다.

이와 반대되는 요인은 약세 재료가 될 수 있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작년 12월)에서 2.1%로 상향한 연준 위원들의 판단 등을 고려하면 거시경제 환경은 유가 상방을 가리키는 듯하다. (금융시장부 기자)

유가의 상하방위험
HSBC

S&P 500 지수 중 섹터별 가격 추이(청색:연초 이후, 황색:이달 이후)
찰스 슈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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