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연방정부 예산이 자동으로 삭감되는 이른바 '시퀘스터'가 발효한 데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작용해 강세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장은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아 지난주 큰 폭으로 하락한 시장금리를 추가로 끌어내릴 재료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퀘스터 발효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오는 9월30일까지 850억달러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1.4%로 작년보다 0.5%포인트 내려가고 실업률은 8.0%로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럼에도 미 정치권의 재협상 가능성이나 민간수요 회복세를 고려하면 아직 경기 침체를 예단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난 주말에 나온 경기지표는 미국의 실물경제 회복세가 탄탄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2월 미국의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고용시장 개선 전망으로 지난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3.1에서 54.2로 개선됐다. 이는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시퀘스터가 상당기간 예고된 재료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투자은행(IB) 전문가와의 간담회에서 "시퀘스터는 이미 아는데 터지는 것"이라며 "모르는데 터져야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퀘스터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못 미칠 수 있다"며 "경우의 수에 따라서 어떻게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전략과 마인드셋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당장 큰 폭의 금리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이 지속되는 등 유로존 우려까지 제기된 데다 시장 내부적으로도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 기조가 꺾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금리 저점 탐색 작업이 전개되는 속에서 좁은 범위에서의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5일 공개하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레벨 부담이 급격하게 커진 상태라 여전히 방향성 베팅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3년물(1조4천억원)과 30년물(7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182일물(5천억원)과 91일물(1조2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다.

▲시퀘스터 발효에 미 채권금리 하락…주가는 보합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에 힘입어 소폭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SY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5.17포인트(0.25%) 상승한 14,089.66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의 자동예산감축 장치인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 발동에 대한 우려도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제조업 지표와 소비자태도지수가 양호하게 나옴에 따라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고용시장 개선 전망으로 지난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이 지수는 전월의 73.8보다 상승한 77.6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 전망치 76.4를 웃도는 것으로 예비치 76.3보다 높은 것이다.

같은 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3.1에서 54.2로 개선됐다고 공급관리협회(IMS)가 발표했다. 이는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월가에서는 52.5로 예상했다.

지난 1월 건설지출은 그러나 2.1% 감소했다고 미 상무부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5% 증가를 예상했다.

같은 달 개인소득도 3.6% 급감해 시장의 예상치 2.5% 감소보다 부정적으로 나왔다. 소비지출은 0.2% 늘어나 월가의 예측에 부합했다.

앞서 나온 해외발 지표는 모두 부정적이었다.

2월 유로존 PMI는 19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또 1월 유로존 실업률은 11.9%로 상승해 1995년 조사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백악관과 미 정치권의 예산 감축 협상 결렬 소식으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일어 상승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3bp 낮아진 연 1.851%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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