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로존 우려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이 상충해 방향성 베팅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말 키프로스 의회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재협상안을 내놓은 데 따라 유럽발(發) 악재는 다소 완화했다.

키프로스는 은행예금에 과세하는 대신 국유재산을 근거로 긴급 채권을 발행,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협상안은 키프로스 중앙은행과 정당 실무자들이 마련한 만큼 의회 표결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키프로스 우려가 완화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지난 주말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1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미 국채금리는 보합권에서 끝났다.

대내적으로는 채권시장 강세 요인이 많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 주말 "추세를 보면 정부나 연구기관들이 작년 말에 예상했던 성장률보다 더 하강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0%로 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3.2%에서 2.8%로 낮춘 상태다. 정부가 추가로 전망치를 낮춘다면 한은 전망치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채권시장은 신임 경제부총리와 정부의 다소 어두운 경기진단에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이어 한은 역시 추가로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것이고 이에 맞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가 유지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5%대로 떨어지면서 절대금리 부담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수급 상황이 여전히 양호한 데다 정책 기대가 꺾이지 않아 쉽사리 약세로 돌아설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조정시 매수 관점의 전략이 여전히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전 9시 세종시 청사 기자실을 방문하는 데 이어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간담회를 주재한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20년물 6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1년물(1조원)과 91일물(1조5천억원)을 입찰한다.

▲美 주가 상승..채권금리는 보합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우려가 완화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0.54포인트(0.63%) 상승한 14,512.03에 거래를 마쳤다.

그리스와 키프로스 정부는 키프로스 은행의 그리스 내 지점을 그리스 은행이 즉시 인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3위 은행인 피레우스은행이 키프로스은행과 라이키은행의 그리스 지점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또 키프로스 의회는 이날 늦게 키프로스 정부가 새로 제출한 구제금융 '플랜B'에 대한 논의에 돌입함에 따라 의회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플랜B에는 10만유로 이상 은행 예금에 대해 15%의 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키프로스 국영 TV가 이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구제금융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키프로스 은행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이틀 동안 러시아에 머물며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했으나 키프로스 구제방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키프로스 주요 은행 3곳의 은행 예금과 선순위채 등급을 'Caa3'로 한 단계 강등하고 추가 등급 강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키프로스 우려가 완화됐으나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부각돼 보합권을 보였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장과 거의 같은 연 1.923%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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