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 따라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강세 시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에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1.8%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2% 넘게 떨어졌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미국 경제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발표되는 글로벌 경기지표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시퀘스터(자동예산 삭감)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경제는 1분기 성장률 둔화에 이어 2분기에도 회복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가뜩이나 우리 경제는 엔저와 북 리스크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경제 불안이 하반기 완만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10시에 추가경정예산안을 공개한다.

추경 편성에 따른 국채발행 규모는 어느 정도 노출됐다는 점에서 이날 참가자들은 조기상환 등 시장조성용 국고채 발행물량에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성용 발행물량이 축소되는 만큼 국고채 총발행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추경용 국채발행의) 대략적인 규모는 16조원 정도 될 것"이라며 "정부도 국채 발행을 최소화해 정부부채 수준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이른바 '슈퍼 추경' 때도 국고채 발행한도는 당초 계획보다 16조9천억원 증액됐으나 실제 발행물량은 절반 수준인 7조3천억원에 그쳤다. 당시 기재부가 조기상환용 국고채 9조6천억원 발행을 유보하는 등 추경에 따른 채권 수급 조절대책을 함께 내놓은 덕분이다.

기재부가 국고채 금리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추경안의 확정 발표는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美 주가 큰 폭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오고 원자재 가격이 급락세를 나타낸 여파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65.86포인트(1.79%) 하락한 14,599.20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7.9%보다 둔화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 8.0%를 밑도는 것이다.

지난 3월 산업생산 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이는 다소 예견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점차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소식은 원자재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금가격은 1983년 이후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추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온스당 140.30달러(9.3%) 폭락한 1,361.10달러에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2월 이후 최저치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온 것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R)는 4월 미 주택시장지수가 전월의 44에서 42로 2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 46을 하회한 것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4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9.24에서3.05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7.8을 밑도는 것으로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가 급락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살아나 미 채권금리도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3bp 낮아진 연 1.695%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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