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라 약세 흐름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석가탄신일 연휴 동안 미국 주가와 채권금리는 하루는 내리고 하루는 올랐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 탄력이 훨씬 강했다.

미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지표금리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2.0%선 돌파가 가까워졌다.

유럽증시도 미국발 훈풍에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지수는 2년여만에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와 비교하면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연방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에 따른 충격을 극복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다. 미 고용지표에 이어 소비지표가 양호하게 나온데다 지난 주말 소비심리까지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2,000선 돌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1,986.81에 마감해 2,000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완만하나마 주가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채권시장의 심리 위축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엔저(円低)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그나마 채권시장의 약세 흐름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지난 주말 엔-달러 환율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3엔대를 돌파하면서 한국경제를 세게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꺾이지 않는 이유다.

미 출구전략 가능성도 주요 변수다.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는 역으로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는 6월부터 조기 축소를 위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주말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지표가 개선된다면 올 초여름에 자산 매입프로그램 축소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스탠스를 확인하고 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은 약세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관망 심리 속에 그 속도는 완만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버냉키 의장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과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美 주가.채권금리 동반 상승 =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소비자태도지수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21.18포인트(0.80%) 상승한 15,354.40을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장 초반 소비자태도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온 것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해 막판까지 상승장을 유지했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 76.4보다 상승한 83.7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이며 다우존스 조사치 78.0을 웃돈 것이다.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도 예상을 웃돌았다.

콘퍼런스보드는 이 지수가 0.6% 올라 시장의 예상치 0.3% 상승을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미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7bp 높아진 연 1.958%를 나타냈다.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미 주가와 채권금리가 경제지표 부진으로 동반 하락했으나 그 폭은 주말 상승폭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2.47포인트(0.28%) 떨어진 15,233.22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6bp 낮아진 연 1.876%를 보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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