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미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라 강세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장기금리가 3.0%선의 높은 벽을 넘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국고채 장기물에 대한 심리도 일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과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이른바 '잭슨홀 미팅'에서도 미 정책 변화에 대한 뚜렷한 힌트는 나오지 않았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월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으며,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연내 자산매입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에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공개된 FOMC의 7월 의사록에서도 '연내'(later this year)라고만 표현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얼마만큼 채권 매입을 줄일지 세부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시장에선 여전히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현행 월 850억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종전보다 최대 200억달러에서 최소 100억달러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축소 결정이 12월 회의까지 미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어 9월 FOMC 회의 전까지는 글로벌 금리가 방향성 없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관련해서 미 경기지표에 주목하는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7월 내구재 주문 실적(현지시간 26일), 7월 주택가격 추이와 소비자 신뢰지수(2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29일) 등이 관심을 끄는 지표다.

장중에는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 현실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의 환율 움직임에 따라 시장금리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금융 불안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이는 재료라는 점에서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커브 전략은 미 금리 하락에 따른 장기물 대기 매수세 속에 플래트닝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 10년과 3년간 스프레드가 80bp 가까이 벌어지면서 스티프닝 베팅을 경계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 다만, 국고채 20년물 입찰 결과가 단기 관건이 될 수 있어 입찰 금리와 응찰률 등에 주목해야 한다.

이날 오전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20년물 7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년물(1조원)과 91일물(1조2천억원)을 입찰한다.

▲美 금리 큰 폭 하락 = 지난 주말 미국 국채가격은 주택지표 실망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불확실성과 저가매입세로 큰 폭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7bp 하락한 연 2.820%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5bp 내린 연 1.632%를 보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한때 2.925%까지 상승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의 추가 하락이 제한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관계자들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이견 노출로 국채가격이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이날 Fed의 고위관계자들은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CNBC와 인터뷰에서 이견이 상존해 있음을 재차 노출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불라드는 인플레이션율이 1.5%를 밑도는 한 Fed는 단기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후 지난 7월 신규 주택판매가 예상 밖의 급감세를 보임에 따라 국채 매입세가 강화됐다.

미 상무부는 7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3.4% 낮아진 연율 39만4천채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49만채를 대폭 밑돈 것이며 월간 하락률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뉴욕증시에선 주요 지수 모두 소폭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6.77포인트(0.31%) 상승한 15,010.5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9%, 0.52% 올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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