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 우려가 완화되고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 축소)을 앞둔 가운데 미국채 금리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낙찰 금리를 기록했다.

국채 시장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의 정면대결로 실수요자 일부를 빼앗긴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미국시간) 진행된 210억달러 규모의 미국 10년물 국채 입찰 결과, 낙찰금리는 연 2.946%로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입찰에서 수요 강도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2.86배로 지난 6차례 평균치인 2.71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 응찰률이 높았음에도 금리가 높은 것은 시장 참가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버라이즌이 사상 최대규모인 490억달러(약 53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발표한 사실에 투자자들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버라이즌의 회사채 발행으로 금리 인상을 헤지했던 포지션이 언와인딩(청산)되고 미국 국채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가 버라이즌 회사채로 몰린 것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시카고 소재 BMO캐피털 마켓츠의 스콧 그레이엄 국채 트레이딩 총괄은 "국채 입찰이 가파른 매도세와 높은 금리 덕을 봤다"며 "시리아 우려가 완화되고 시장 참가자들이 다시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인 축소)과 버라이즌 회사채 발행에 집중함에 따라 국채 금리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RT 캐피털의 이안 린겐 선임 채권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버라이즌의 회사채 발행이 미국 국채의 잠재적인 수요를 흡수해 10년물 국채 입찰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입찰이 순조롭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에 육박해 매력적인 투자 기회임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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