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늦춘 데 따라 큰 폭의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추석 연휴 기간 미 국채금리가 급락한 효과가 일시에 반영돼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경우 10bp 넘게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지난 주말까지 12bp가량 하락한 상태다.

시장 참가자들은 갭 하락 이후의 대응 전략에 더욱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가 다음 회의로 미뤄진 것일뿐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도 연준이 양적완화 조치를 유지한 것이 단지 축소 시기만 연기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내년 초까지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9월 연준의 결정이 간발의 차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장 다음 달 FOMC 때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분간 미 경제지표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갭 하락 이후 적극적인 포지셔닝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간 탐색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 매매가 심리 싸움의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채선물보다는 채권 현물시장에서의 대응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직전에도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추세였으나 현물채권 매수는 지지부진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연기가 외국인의 신흥국 채권 전반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채권시장의 매수 심리는 점차 위축될 여지가 있다.

커브 평탄화(플래트닝)에 베팅하는 커브 전략이 방향성 베팅보다는 좀 더 용이해 보인다.

지난 6월 이후 지속된 미 국채금리의 상승은 국내 장기물의 상대적인 약세를 이끌었다. 국고 10년과 3년의 금리차는 한때 80bp 넘게 벌어졌다. 미 테이퍼링 연기와 이에 따른 미 국채시장의 안정은 국내에서 과도하게 상승했던 장기물 금리를 끌어내리는 핵심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장기투자자의 매수세가 가세한다면 국고 10년과 3년 스프레드는 50bp 이내로 좁혀질 수 있다. 추석 연휴 직전 이 구간 스프레드는 62bp였다. 관련해서 이날 예정된 국고채 입찰 결과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20년물 7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美 주가 급락에 채권시장 강보합 =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오는 10월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85.46포인트(1.19%) 하락한 15,451.0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라드 총재의 10월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시사 등에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불라드 총재는 이날 한 경제전문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Fed가 10월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결정은 간발의 차로 이뤄졌다"면서 경제지표가 Fed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채권금리는 주가 하락에 추가로 떨어졌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5bp 낮아진 연 2.737%를 나타냈다. 이 금리는 Fed의 양적완화정책 유지 영향으로 이번 주 들어 18bp 하락해 주간 기준으로 2012년 6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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