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가 길어지고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미국발 재료에 기댄 강세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채한도 증액 협상의 마감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좀 더 강화되는 모습이지만, 결국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기대 역시 만만찮아 적극적인 포지션 구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정치권이 오는 17일까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을 결렬시키지 않을 것이지만 부채한도 증액이 실패한다 해도 다음 달까지 미국이 디폴트 상황으로 내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거래일수 기준으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이 역시 시장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한 데다 한국은행이 대외 여건 등을 반영해 내년이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경제 전망과 관련해 이날 기획재정부가 내놓는 10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관심을 두는 참가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밤에 나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EO) 발표치를 확인하려는 심리도 작용할 수 있다. IMF가 세계와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다면 한은도 동반 조정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발 정치 이슈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한은의 경제 전망 등 대내외로 굵직한 이벤트가 널려 있음에도 채권시장의 심리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베팅을 해도 먹을 게 많지 않다는 심리도 깔렸다.

전일 국고채 30년물과 3년물 입찰은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시장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가자들의 응찰률은 대체로 높은 편이었으나 낙찰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려는 시도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당분간 한산한 장세가 이어지는 속에서 참가자들은 모멘텀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국가통계위원회를 잇따라 주재한다. 오전 10시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다.

▲'안전자산 선호' 美 주가.채권금리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정부의 기능 폐쇄가 2주째로 접어들고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논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한데 따른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36.34포인트(0.90%) 밀린 14,936.24에 장을 마감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가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일주일 내에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베이너(오하이오) 공화당 하원의장은 지난 주말 ABC TV에 출연해 지출 축소없이 16조7천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 증액 법안을 통과시킬 만한 당내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이너 의장은 또 미국이 신용 디폴트로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러나 미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한다고 해도 채무불이행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신용은 136억3천만달러 늘어났다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20억달러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채금리도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5bp 낮아진 연 2.634%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1bp 하락한 1.406%를 보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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