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포스코가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한지 하루만에 권오준 기술총괄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를 내정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16일 권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해 발표하면서 "두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비전제시와 성과실현 역량, 산업에 대한 전문성, 리더십 등 최고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8가지 요구 역량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당초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는 오는 29일께 정기이사회를 열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지난 1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전격적으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추천위를 구성했고, 후보군 10여명 가운데 권오준 사장과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오영호 KOTRA 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5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면접 대상자를 5명으로 좁히면서 이르면 내주쯤이 돼야 주주총회에 올릴 최종 후보자 선정이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예상은 또 빗나갔다.

추천위가 속도전에 들어간 것이다. 5명의 후보들을 상대로 곧바로 면접에 들어갔고 결국 이날 권 사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했다.

포스코가 이같이 회장 후보자 선정에 속도를 낸 것은 '낙하산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새 정부 출범 때마다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고 정권과 가까운 인물들이 낙점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끊임없이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전격적으로 회장 후보를 선정하면서 불필요한 억측을 피해가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내부적으로 선정 시기를 사전에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후보들의 이력이 출중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을텐데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후보자를 선정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는 전문 기술 회사라는 점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 내부 인물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 때문에 포스코가 외부 입김을 최소화하면서 내부 인사를 후임 회장으로 뽑고자 선정 과정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준양 회장이 사의를 밝히고 나서 'CEO 승계협의회'를 구성해 한 달 이상 폭넓게 회장 후보군 선별 작업을 마쳤다.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었을 뿐 지나치게 빨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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