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이판호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추가로 결정되더라도 금리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인포맥스가 3일 시중은행과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채권투자 기관의 딜러와 펀드매니저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연 2.81~2.99%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월보다 예상 범위가 2bp 가까이 좁혀져 투자자들의 박스권 심리가 더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3년물 금리는 지난 1월을 2.880%에 최종 마감했다. 이는 지난 전망 범위의 중심값인 2.90%를 2bp 하회한 수준이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시장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선반영된 추가 테이퍼링 부담과 국내 경기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 등이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정원석 LS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시장은 올해 3.8%로 예상되는 성장세와 같이 국내 경기 개선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그 속도는 굉장히 느릴 것이다"고 예상했다.

최규상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당국의 낙관적 경제전망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엔 약세와 신흥국 성장둔화 우려, 미국의 성장패턴 변화 등이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상존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당분간 잔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동훈 미래에셋증권 채권운용역은 "신흥국 금리 인상은 유효수효를 떨어뜨려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위주 국가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 대신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광공업생산에 나타난 바와 같이 내수지표가 굉장히 좋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약 두 달여 남은 가운데, 신임 총재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수록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져 시장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욱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한은 총재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차기 총재 논의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상화 신한금융투자 채권운용역은 "새로운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되기 시작하면 시장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리도 2.90% 수준이 되면 저가매수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금융불안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견조한 경상수지 흐름 등 상대적으로 나은 펀더먼털 여건이 어려움을 겪는 신흥국 국가와 우리나라를 차별시키기 때문이다.

김창섭 신영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우리나라도 신흥국과 선진국 중 어디에 포함될지 불분명했지만, 신흥국의 문제가 경상수지와 인플레이션에 기인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신흥국으로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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