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쉰들러홀딩AG는 3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실시할 예정인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쉰들러는 이날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배정받는 신주인수권은 처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월 1천9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인데, 쉰들러는 2대 주주로서 받는 신주인수권을 제 3자에게 처분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쉰들러의 지분은 기존 30.9%에서 21%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쉰들러는 이번 유상증자를 연구ㆍ개발(R&D)비 확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현대엘리베이터를 위해서 단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쉰들러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작년 12월 13일 기준 파생상품 관련 누적손실은 5천723억원에 달한다. 올해만 2천500억원의 관련 손실이 예상된다. 반면, 시설투자와 R&D에 쓰일 자금은 300억원에 불과하다.

쉰들러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대상선 등 계열사 경영권 지배를 위한 파생상품 정산과 회사채 등 차입금을 갚고 나면 실질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도움이 되는 요소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가 흐름을 통해서도 명백히 나타났다는 것이 쉰들러의 주장이다. 지난 2011년 19만원 수준까지 올랐던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현재 4만원대 중반이다. 쉰들러는 "우리가 18만원에 지분을 사들인 적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속이 상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쉰들러는 현정은 회장의 불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라면서 "현 회장을 상대로 수백 통의 편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쉰들러가 적대적 인수ㆍ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쉰들러는 "유상증자가 단행된 직후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쉰들러의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